채널A 내부에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해고하고 징계 사유를 외부에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동재 전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여권 인사와 가까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행위를 제보하지 않으면 형사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취재원을 회유하고 협박했다는 주장과 일부 정황도 나타났다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오후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7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7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동재 기자 구속 후 채널A 내부에는 사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아무개 채널A 기자는 20일 오후 사내게시판에 회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채널A 다수 구성원이 해당 게시글에 “공감한다” 등의 댓글로 호응하고 있다.

김 기자는 ‘이동재 전 기자 해고’는 잘못된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 기자는 “이동재 잘못을 추정하고 의심할수록 (회사에서) 내보내면 안 됐다.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데리고 있었어야 했다.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며 “시청자 신뢰로 먹고사는 언론사다. 당사자를 미리 잘라냈기 때문에 의심받지 말아야 할 부분까지 전부 의심받고 있다. 신뢰 잃은 뉴스가 어떤 의미가 있냐”고 꼬집었다.

김 기자는 법조 보고라인 기자들에 대한 ‘징계 사유’를 외부에 공개할 것도 주장했다. 김 기자는 “자체 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동재 기자의 불법성은 판단 불가였고, ‘취재 지시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동재 전 기자 선배들인) 보고라인에 있는 모든 간부가 징계를 받았다. 잘못이 없다고 하는데 벌을 받았다. 징계 이유를 회사 밖에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김 기자는 “취재 대상이 잘못된 건 아니었다. 선거로 심판된 지난 정권의 인물보다 현 정부 최측근이 공익에 더 부합하다. 여야가 바뀐다 해도 같다. 권력자가 사기꾼과 연관됐다는 의혹이 있다면 파고들어야 한다”며 “문제가 되는지 따져봐야 할 것은 취재 과정과 그 방식일 뿐 의도만큼은 의심받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나 바깥에선 정치적 행위였다고 섣부른 단정이 판을 친다. 궁지에 몰린 건 우리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은 개인이 아닌 조직의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 구속된 이는 35살 시민 이동재가 아니라 채널A 소속이던 이동재다. 회사 명함을 들고 있던 중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것이 개인만의 잘못인가. ‘검언유착’은 불법을 전제한 불량한 말이지만 이미 통용되고 있다. 여론이 왜 우리 편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권력자들 싸움에 땔감이 되고 있는데, ‘채널A는 믿어도 된다’면서 말리는 사람은 왜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문제는 한참 전부터 시작됐다. 회사 안에 시청률 걱정하는 목소리는 흔한데, 공정하고 신뢰받고 있는지 고민하는 사람은 못 봤다. 발단은 기자 한 명이지만, 결론은 우리 뉴스 전부다. 저는 잘 알 수 없어서 여기에 묻는다. 우리 뉴스의 지향점은 어딘가. 우리가 공익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은 무엇에 근거를 두고 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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