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이 김장환 이사장의 아들이 집필한 책을 대거 구매한 뒤 전국 지사에 선교 명목으로 보급했다.
기독교인과 교회 헌금이 주 수입원인 극동방송이 사주 일가 책 홍보와 구매에 전사적으로 뛰어든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극동방송 내부 문건(기안지)을 보면,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아들인 김요한 목사(대전극동방송 지사장)가 지난 11월 펴낸 책 ‘파이 굽는 엄마’ 1000권을 구입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단행본 가격 1만5000원에서 20% 할인을 받아 소요 예산은 1200만원(12000원×1000권)이었다. 기안 날짜는 지난 7일로, 해당 문건에는 김장환 이사장을 포함한 극동방송 경영진들 결재 사인이 들어가 있다. 실제 책 구매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 문건에는 “각 지사별로 자체 구입하는 것으로 하지만 일괄적으로 우선 중앙사(본사)에서 결재하는 것으로 하려 한다”고 쓰여 있다. 이와 관련 극동방송은 서울 400부, 대전 50부, 창원 50부, 제주 50부, 목포 50부, 영동 50부, 포항 50부, 울산 50부, 부산 100부, 대구 50부, 광주 50부, 전남동부 50부 등으로 보급 계획을 세웠다.
극동방송이 기독교인과 교회 헌금을 주 수입원으로 운영되는 걸 고려하면 “사주 일가 책 구매까지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내부에서 나왔다.
한기붕 사장은 “우리는 책 판매 등 수익 사업을 할 수 없다. 대신 좋은 책이 있다면 선교를 위해 마련한 ‘북 펀드’를 통해 이번처럼 구매, 청취자들과 공유해왔다”며 “이번 책 구매는 저자(김요한)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좋은 책이 나온 만큼 그 콘텐츠를 청취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정작 김장환 이사장도 기안에 ‘이걸 꼭 해야 하느냐’고 난색을 표했다. 그럼에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추진한 것”이라며 “이사장이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지 않는다. 담당자들이 상의하고 판단해 결정이 이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