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해경은 3일 이번 기름유출 사고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경 조사를 통해 GS칼텍스가 1시간이 지나도록 지자체와 해경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수항만청 연안해상교통관제소가 기름유출을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또한 GS칼텍스는 누출된 기름의 양이 800L라고 밝혔지만 해경 조사 결과 누출된 기름의 양은 약 16만 L로 약 200배 넘는 차이가 났다.
일부 주요언론은 GS칼텍스의 책임이 드러났다는 데도 이에 대해 전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4일 기사 <23년차 導船士, 안전속도 무시 원유‧나프타 등 164t 유출된 듯>에서 해경의 중간수사 발표내용을 전하며 “여수사단 원유 우출 사고는 사고 선박에 승선한 도선사가 안전 속도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GS칼텍스의 책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 4일자 조선일보 14면 | ||
몇몇 언론은 GS칼텍스의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GS칼텍스’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매일경제는 4일자 기사 <여수 원유 유출, 애초 추정치의 205배>에서 기름유출의 원인이 유조선 때문이라는 점을 상세히 설명하고, “유출된 기름의 양도 애초 알려진 800L보다 무려 205배에 달하는 16만 400L”라고 전했다. 하지만 기사에 ‘GS칼텍스’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한국경제는 4일자 기사 <여수 원유유출 165KL…추정치의 200배>에서 ‘GS칼텍스’가 추정한 양보다 200배 많은 기름이 유출됐다고 전했지만, 그 외에 초동 대처의 문제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SBS 8시뉴스는 3일 <여수 기름 유출 16만 4천리터…당초 발표보다 200배>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지만, 이 뉴스에서 GS칼텍스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정유업체 발표보다 200배 이상 많은 16만 4천 리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량은 당초 업체 측이 추정한 800리터의 200배가 넘는…” 등 GS칼텍스를 ‘정유업체’ ‘업체 측’ 등이라고 표현했다. GS칼텍스가 소설 ‘해리포터’에 나오는 ‘볼드모트’도 아닌데 왜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GS칼텍스의 책임을 분명히 한 다른 언론보도와 비교해보자. 경향신문은 4일 기사 <GS칼텍스, 기름유출 1시간 동안 신고 안해>에서 “유조선의 송유관 충돌사고는 해경과 GS칼텍스 측의 부실한 초기 대응 탓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같은 날 기사 <GS칼텍스 늑장 대응, 원유 유출 피해 키웠다>에서 “사고 당시 GS칼텍스 측은 사고 사실을 해경 등에 신고도 하지 않았고, 기름 유출량도 축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KBS 9시뉴스는 <기름 유출 과속 운항이 원인…초동대처 ‘엉망’>에서 “GS 칼텍스의 미숙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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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자 한국일보 10면 | ||
JTBC는 여수 기름유출 사태에 대해 보도한 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스튜디오로 불러 이번 사태에 대해 이것저것 따져 물었다. 이 날의 JTBC의 여수 기름유출 사태 관련 보도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가 됐다. 책임 당사자의 이름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언론들이 JTBC의 ‘당연한’ 보도를 빛나게 하고 있다.
▲ 4일자 JTBC 뉴스9 갈무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