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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들 “아무리 어려워도 국정원 취업안해”
20대 청년들 “아무리 어려워도 국정원 취업안해”
9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선언식 열어… “영혼을 팔아서 민주주의를 짓밟고 싶지 않아”

20대 청년들이 “아무리 취업이 어려워도 국정원에 취업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끌었다.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은 9일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열린 ‘20대 국정원 취업거부 선언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대선불법개입, 민주주의 훼손의 온상지 국정원에는 부끄러워서 도저히 취업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정원은 유망한 직장으로 여겨지긴 하지만 영혼을 팔아서까지 민주주의를 짓밟은 국정원 직원이 되고 싶은 20대는 없을 것”이라며 “아직 그곳에 있는 20대들이 있다면 그곳을 나오라고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재(21)씨는 “국정원이 자신을 비판한 개인들을 고소하고 잘못을 전혀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명예는 소송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켜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연세대 새내기라고 밝힌 박찬재(19)씨는 “국정원이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멋있지 않은 곳 같다”며 “(국정원에 취업하지 않음으로써)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김성민(23)씨는 “국정원 취업거부 운동이 양심있는 대학생들의 선언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운동 확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이들은 매주 토요일 열리는 대규모 촛불집회에서 홍보부스를 차리고 20대들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는 다음 ‘아고라’에서 서명을 받고 있다.

   
대안학교 청춘의 지성이 9일 개최한 '20대 국정원 취업거부 선언운동' 기자회견장에서 청년들이 국정원 취업거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이아인 기자
 
다음은 20대 국정원 취업거부 선언운동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20대 국정원 취업거부 선언운동 기자회견문
대선불법개입, 민주주의 훼손의 온상지 국정원에는 부끄러워서 도저히 취업할 수가 없습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으로 시작된 촛불이 몇 달째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대선에 조직적으로 불법개입한 증거와, 문건들이 끊임없이 밝혀지고 있고, 잘못이 뻔히 들어났음에도 국정원은 자신들의 행위는 정당한 대북 사이버 심리전이라며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전신인 박정희의 중앙정보부, 전두환, 노태우의 안기부를 기억하십니까? 군사독재시절 무고한 시민들이 남산으로 서빙고로 남영동으로 끌려갔습니다. 끌려간다는 것 만으로도 죽음을 뜻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빨갱이와, 간첩으로 몰려 잔혹하게 고문을 받고 죽어갔던 곳이 바로 중앙정보부와 안기부였습니다. 그들 역시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정당한 반공, 방첩업무를 수행했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버릇을 못 고친 국정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비롯한 각종 선거에 개입하고, 민간인을 사찰하고, 지역감정을 유발하고,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과 여성혐오발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을 정당한 대북 사이버 심리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희생으로 만들어온 민주주의를 국정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짓밟아 버린 것입니다.

7급 공무원, 아이리스 등 국정원 직원들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국정원 직원들은 하나같이 정의의 사도로 그려집니다. 정의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고, 멋진 액션을 보였던 이들이지만 이제 우리는 그 모습이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모습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실은 정의의 사도가 아닌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사도로서 컴퓨터 앞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근거없는 루머로 악성댓글 달고 여론을 조작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국정원 역시 유망한 직장으로 여겨지고 있는 요즘이긴 하지만 자신의 영혼을 팔아서까지 민주주의를 짓밟은 국정원 직원이 되고 싶은 20대들은 없을 것입니다.

이에 우리 20대들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국정원 취업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또한 아직 그곳에 있는 20대들이 있다면, 그곳을 나오라고 권유하겠습니다.

절대부패하는 절대권력에는 절대취업하지 않겠다는 것이 저희의 생각입니다.

앞으로 저희는 1219명의 20대들의 취업거부 선언, 동참을 이끌어 낼 생각입니다. 며칠이 되지 않았지만, 아고라 청원의 취업거부자 선언이 300명이 넘었습니다. 10일, 14, 15일로 예정된 국정원 촛불에서 더 많은 20대ㅑ들을 만나 취업거부 선언을 이끌어 낼 생각입니다.

취업거부 선언 운동으로 잘못된 국정원을 바로잡고, 심판하는 데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2013년 8월 9일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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