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조위원장인 권영희 기자는 1994년 공채 2기로 YTN에 입사했다. 5년 전 공정방송투쟁으로 해고된 노종면·현덕수 기자가 동기다. 사회부·문화부 등을 거쳐 최근까지 경제부에 있었다. 공정방송투쟁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추락한 YTN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동료들의 눈물을 닦아내기 위해 노조위원장에 나섰다.
권영희 신임 노조위원장은 공정방송투쟁 이후 5년을 회상하며 “해직자 문제를 포함해 회사 전체가 큰 상처를 입은 게 가장 크다. 상처의 폭은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지금도 여전히 상처는 있다. 이왕 상처는 난 것이고 지금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영희 YTN 신임 노조위원장 | ||
권영희 위원장은 “YTN은 최근 국정원 단독 리포트에서도 물의를 일으켰다. 여전히 두루뭉술하게만 봉합되어있는 상태다. 눈을 부릅떠도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기 어려운데 지금은 지쳐서 그런 생각을 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기사는 한 번도 보도되지 않다가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나서자 겨우 단신으로 나갔다. 낙하산 사장의 목적은 결국 기자들의 자기검열이었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해직기자 복직을 계기로 YTN이 공정성을 회복해 기자들이 일에 대한 열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직사태는 벌써 4년 10개월째다. 해직기자 복직을 위해 새 집행부는 어떤 복안을 갖고 있을까. 권 위원장은 “파업을 앞둔 상황, 대선을 앞둔 상황, 새 정부가 등장한 상황마다 각각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해직기자 복직협상을 위해 올해 초 사측이 요구한 ‘노조 및 해직기자의 사과’에 대해서는 “공정보도투쟁으로 일어난 해직이다. 무릎을 꿇고 갈 수는 없다”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다만 그는 “장기해직문제는 사측도 부담이다. 어떻게든 협상의 단초를 마련해 서로 신뢰를 회복하고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대법원의 판결로 해직문제를 끝내는 것보다 내부에서 해결하는 게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양측의 원만한 합의가 중요하다. 언제든 협상테이블에 올라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되도록 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겠다”며 신임 위원장의 포부를 밝혔다. YTN이 2014년 신사옥시대를 맞이하기 전 YTN노사가 5년간의 사태를 일단락 짓고 조직을 정상화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