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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뉴스는 항상 여권 편향이라는 게 문제다”
“KBS뉴스는 항상 여권 편향이라는 게 문제다”
[인터뷰] 최문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공방위 간사

KBS 편파방송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KBS는 국정원 사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국정원 사태 물타기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의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주장은 주요뉴스로 다뤘다. KBS 내부에서마저 정부 여당에 유리한 사안만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과 언론시민단체들은 “KBS기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강하게 질타한다. 지난해 KBS MBC노조가 파업을 벌일 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시민들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들은 ‘파업 깃발 내리고 현장으로 돌아갔으면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촛불집회 현장에선 지난해 파업에 참가했던 MBC기자가 시민들에게 ‘취재거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MB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편파방송’ 상징이 KBS MBC기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들은 정말 시민들의 질타처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간부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지난 22일 최문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본부) 공방위 간사를 만나 외부에서 쏟아지고 있는 KBS기자들에 대한 비난과 KBS뉴스의 문제점 등에 대해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최문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공방위 간사
 
-외부에서 KBS뉴스 편파방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KBS기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반감이 생각보다 굉장히 거세다. 
“KBS에는 제작책임자가 있고 실무자가 있다. 1973년 KBS가 공사로 전환된 이후 사실상 국영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1986년도에 수신료 거부운동이 있었고, 1988년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그때 가장 마지막으로 미타결 쟁점으로 남았던 게 공정방송위원회다. 사실 제작책임자가 실무자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이 기자 사회의 경우 조합과 기자협회인데, 두 조직이 보조를 맞춰가면서 해온 측면이 있다. 노조가 침체돼 있으면 기자협회가 나섰고, 기자협회가 침체돼 있으면 노조가 나섰다. 지금은 두 조직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그 기능을 못한다고 본다.”
 
“노조가 할 수 있는 게 성명이나 모니터 보고서, 공방위 안건 제기와 같은 것들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제작 책임자, 즉 사측 간부들이 그 얘기들을 신뢰성 있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건 다르게 얘기하면 뉴스를 만드는 책임자들을 노조가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은 설득이다. 우리가 투쟁을 통해서 이 사람들을 청산하는 게 목적이 아니고 뉴스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설득하는 건데 설득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양쪽 모두.”
 
-왜 이런 상황이 됐다고 보는지. 노선이나 정파의 문제인가. 
“방송노조는 노동운동과 언론운동 두 가지가 겹쳐 있다. 복지투쟁은 상대적으로 잘 되는데, 언론운동은 안 되고 있다. 원인을 보면 신뢰가 없다고 서로 얘기를 한다. 보통 설득이라고 얘기를 하면, 사람들은 저 사람의 행동이 내 말을 듣고 바뀌어야 설득이 됐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설득은 그렇지 않다. 설득은 메시지가 전달이 되고, 실제 행위가 이뤄지기까지의 과정도 설득이다. 예를 들면 먼저 인지적 태도가 바뀌어야 되고 다음에 감정이 바뀌어야 된다. 그 다음에 행동이 바뀌는 거다.”
 
“내가 볼 때 (노사 양쪽이) 그 부분을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행위가 일어나야,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고 설득된다고 보는 것이다. 중간에 인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관찰을 하지도 않고 파악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건 노사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너는 내가 이렇게 얘기했는데 행동이 바뀌지 않았으니까 넌 그대로야’ 이렇게 생각을 하고, 거기다가 정파적인 기준을 적용시키는 경향이 있다.”
 
“보도본부 인사가 난 이후 공방위 한 적이 없지만 이전에는 보도본부 간부들과 공방위를 많이 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인지적 태도가 바뀌고 감정이 바뀌는)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상대방이 얘기를 했을 때 ‘일면 타당해, 한번 검토해 볼게’라는 반응이 오고, 감정이 조금 변한 것도 있어 보이고. 그 다음에 행동의 변화가 나오는 거다. 근데 그걸 못 견디면 성명이나 모니터 보고서를 내도 아무런 변화가 없게 된다.”
 
-간부들 개개인의 성향 문제가 크다는 얘기인데.  
“우리가 처해 있는 구조의 문제도 있고 개인의 문제도 있다. KBS뉴스가 이렇게 망가지는 결과를 보면 분명 보도국 간부들의 개인적 성향이 강하게 투영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일선기자들의 얘기가 설득이 되지 않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양측(기자와 간부)이 그런 설득의 과정을 견디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런 점은 개인적으로 답답하다.” 
 
-뉴스 제작과정이나 보도본부 소통의 문제는 없는 건가. 
“있다. 타사들과 정밀하게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KBS의 경우 뉴스제작 방식이 ‘톱다운’(Top down) 방식이다. 일선 기자들의 문제제기가 있고 그런 아이템이 반영되는 게 아니고 수뇌부들이 방향을 잡고 뉴스방향을 강요하는 방식이다. KBS 정치뉴스가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뉴스를 가만히 보면 구체적이거나 실생활에 관련 있는 것들이라 해도 발굴 아이템이 별로 없다. 위에서 관념적으로 방향을 정해서 나오기 때문에 방향을 맞추면 되는 거지 다른 건 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게 아까 말했던 수뇌부들의 개인 성향이 뉴스에 반영되고 있는 거라고 본다.” 
 
-예전에는 정치뉴스를 비롯해 뉴스 제작방식이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니었다는 얘기인가. 
“예전에도 같았다. 특히 정치뉴스의 경우는 예전에도 ‘톱다운 방식’이었다. 예전에는 오후 3-4시쯤 되면 당일 9시뉴스 제목과 아이템이 정해진다. 사실 오전부터 아이템이 정해지고, 활발하게 취재가 이뤄지고 하는 것이 정상인데 오후 3-4시쯤 돼서 누가 아이템을 할지가 정해지니까 취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리고 부장이 큐시트를 사실상 쓴다. 내용까지 대략 포함해서. 그게 요즘 더 심해졌다고 보면 된다. 거기에다 간부들의 성향까지 겹쳐버리니까 뉴스가 망가지는 것이다.” 
 
   
KBS 로고
 

-KBS 정치뉴스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게 없다? 
“사실 본질적으로 크게 바뀐 건 없다. 이렇게 보면 된다. DJ·노무현 때도 여권편향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저널리즘 윤리가 무너지고 여론조작 논란까지 불거질 정도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지금 KBS뉴스를 여론조작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한쪽 방향으로 이슈를 몰아가는 건 분명하다. 과거에는 이렇게 심하진 않았다. 그래서 DJ정부 이전으로 KBS뉴스가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지금 KBS뉴스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DJ정부 이전 KBS뉴스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거의 비슷하다.”
 
“뉴스가 항상 가운데 있을 수는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관제방송이다. 뉴스는 평균을 놓고 봤을 때 편차를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다. 일상적인 뉴스를 제작하다보면 때로는 여권에 편향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야권에 편향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KBS는 여권 쪽으로 지속적으로 편향이 이뤄지고 있고, 편향의 평균이 여권 쪽으로 가 있는 게 문제다.”
 
-KBS보도의 편향성을 견제할 수 있는 창구인 노사 공방위에 이제 KBS본부는 참석하기 어려운 건가.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노조가 양분돼 있는 게 공정방송과 관련 사측을 견제하는 데 있어 가장 마이너스 요인이다. KBS노조에선 이번 한번은 공방위를 KBS노조 단독으로 가겠다고 비공식적으로 얘기한다. ‘웨딩사업’ 건 때문에 감정이 좋지 않아서 단독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해해달라고 했다. 물론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우리로서는 이 부분에 대해선 법적으로라도 판단을 물어야 된다고 본다. 공정방송 참여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교섭이라는 게 소수노조 의견이나 교섭권을 억압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지금 현재는 소수노조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가 완전히 차단돼 있다.” 
 
-일선 기자들의 의견을 보도국 간부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현재 KBS에선 공방위와 기자협회장이 참석하는 편집회의 밖에 없는 것 같다. 비공식적인 루트는 전혀 없나. 
“그렇다. 원래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의견교환을 하는 조직은 속된 말로 ‘후진’ 조직이다. KBS 조직문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로 가기 전에 비공식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상당히 많다. 사전에 그런 의견들이 전달이 되면 의사소통이 훨씬 원활히 잘 이뤄질 수 있을 텐데 현재 KBS에는 그런 부분이 거의 작동이 안 되고 있다.” 
 
-공방위 간사로서 KBS뉴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는지. 
“사실 공정이라는 건 절대적 기준이 없다. 그러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길을 걸어왔을 때 항상 공정성 이름으로 문제가 제기된 건, 정치적 독립성 문제였다. 공정방송 투쟁이라고 하면 추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정치적 독립은 좀 다른 문제다. 개인적으로 KBS 뉴스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적 독립이라고 본다. 우리가 성명을 내거나 모니터 보고서를 쓰거나 하는 행동의 대부분이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결부돼 있다. 그래서 나는 공정방송투쟁이라고 얘기하지 말고, 정치적 독립이라고 얘기하자고 제안한다. 우리가 사측에 제안하는 여러 장치들, 이를 테면 국장평가제가 직선제, 임명동의제 등도 모두 KBS의 정치적 독립을 이루기 위한 장치들이다.” 
 
-KBS기자들은,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상태’가 좀 어떤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 
“어떤 학자가 책에서 그렇게 얘기를 했다. 조직에는 충성을 다하거나, 항의를 하거나,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는 구성원이 있다고. 그동안 KBS기자들이 나름 저항을 해왔지만 사측에서 수용하는 부분이 별로 없었다. 그런 부분들이 계속 겹치다보니 나름 침묵하는 기자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 침묵이 사실상 저항에 가까운 침묵이라는 점이다.”

“너무나 마음에 안 들어서 이 부분은 더 이상 간부들과 얘기할 가치도 없다고 느끼는 침묵인데 문제는 사측 간부들이 이 침묵을 동의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보면 KBS기자들이 내부에서 목소리가 없기 때문에 ‘너네들 뭐하고 있나’라고 비판한다. 타당한 측면이 있다. KBS기자들이 ‘저항에 가까운 침묵’으로 바뀐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침묵이 동의의 침묵이 아니라 무언의 저항에 가까운 침묵으로 본다. 물론 조직에 충성하는 구성원들이 늘어난 점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KBS기자들은 건강한 편에 속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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