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출입기자단은 6일 기자단 자체 회의를 통해 500일 가까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되어 있는 제미니호 선원들의 소식을 보도하기로 합의했다. 외교부 출입기자단 소속의 한 기자는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제미니호 보도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단 간사를 맡고 있는 김기수 기자(내일신문)는 보도유예를 받아들이지 않게 된 배경을 묻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30일 소말리아 해적들이 싱가포르 선박 제미니호 소속 선원들 25명을 납치했다. 그 해 11월30일 협상을 통해 선원들이 풀려났지만 한국인 선원 4명만 다시 납치 돼 소말리아 내륙으로 끌려갔다. 이후 외교통상부는 출입기자단에게 해적과의 몸값 협상과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보도유예를 요청했고 기자들은 이를 9개월 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처럼 제미니호 관련 보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기자단의 입장도 바뀔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다수 언론은 제미니호 선원들이 납치된 지 꼭 500일 되는 오는 10일(월요일)을 시작으로 보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출입기자단의 보도가 시작될 경우 아프리카 현지 취재를 다녀온 <추적60분> ‘제미니호’편의 방송을 요구하는 여론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원들이 피랍 500일을 앞두고 있는 6일 현재 외교통상부는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며 선박회사에게 협상의 공을 넘긴 상황이다. 싱가포르 선박회사는 해적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9개월 넘게 해결점을 찾지 못하며 협상능력과 협상의지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한편 <추적 60분> ‘제미니호’편을 연출한 강윤기 KBS PD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500일 가까이 소말리아에 있는 선원들의 안전을 살펴보고 석방을 위한 조건들을 취재했다. 그들이 아덴만의 여명 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장기 피랍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며 “이것 때문인지 방송 전날까지 문제없이 추진되던 방송이 하루아침에 취소됐다. 누가 압력을 그렇게 넣고 있는지 꼭 찾아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