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비선팀을 운영해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좌파문화인 제거작전을 수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호의 발뉴스는 지난 12일 밤 9시 청와대 비선팀에서 팀장을 맡아 좌파문화인 제거작전을 수행했다는 M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이상호 기자와 방송에 따르면 제보자 M이 건넨 자료는 A4지 100장 분량의 서류이며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문건이 포함돼 있다.

특히 문건 내용에는 문화 관련 단체장들의 성향분석 자료가 상세히 나와 있어 실제 청와대에서 작성된 문건이라면 좌파 문화계 인사들을 축출하기 위한 핵심 자료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는 단체명과 지위, 성명, 생년월일, 주요경력이 명시돼 있고, 특히 비고란에는 '코드인사'라는 단어가 쓰여져 있어 지난 정부의 '코드' 인사로 분류한 다음 제거 대상자들의 이름에는 검은색 동그라미가 둘러쳐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상호 기자는 "이같은 성향분석에 따라 실제 문화계 단체장 배치가 이뤄졌다"면서 '배치계획안'이라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자료대로 배치가 관철됐거나 유사 단체장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보자 M이 건넨 자료에는 가수, 만화가, 문화계, 미술계, 연극계 등 좌파 문화계 인사들을 분류한 문건도 포함돼 있었다.

문건에 나온 명단을 보면 가수로 정태춘, 안치환, 전인권, 윤도현, 김C 등 12명, 만화가는 박재동, 강풀 등 12명, 문학계는 황석영, 조정래, 안도현 등 49명, 미술계 18명, 연극계 9명 등이 좌파 문화계로 분류됐다. 또한 29개 공연 단체를 업계 평판 등에 따라 단순 좌파, 좌 성향, 극 좌파 등으로 분류해 이중 9개 단체를 좌파계열로 분류했다.
 

제보자 M은 이 같은 성향 보고서를 취합해 청와대에 직접 보고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에서 이상호 기자는 "M은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이며 국가의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M은 이번 문건이 용의주도하게 이뤄지고 좌파 문화계 인사 및 단체로 분류되면 고립과 압박, 퇴출, 지원 중단 등이 이뤄졌다면서 "청와대의 문화계 장악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라고 이 기자는 전했다.

이상호 기자는 "M의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인 결과 그는 실제 MB 정부 초반 주요공직에 있으면서 청와대 핵심인사들과 정기적 회합을 유지해온 인사"였다면서 건네 준 문건 자료 역시 충분히 신뢰할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이상호 기자는 제보자 M이 한 달 전에 '무언가 쫓기고 있는 것 같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고 끊겼는데 며칠 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이명박 정부에 속았다. 애국자한테 이럴 수 있느냐"면서 "MB 정부를 흔들 핵심 비밀 정보가 있다. 보도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끝내 제보자 M를 설득해 그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을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자신(M)은 청와대에 배신당했다는 알듯 말 듯한 말을 남기고 떠났다"면서 "(이번 보도는)죽기 전 진실을 밝힐 것이라는 M의 희망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개그우먼 곽현화씨는 "은연 중에 소문이 있었는데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니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고, 서해성 교수도 "문화계 녹화 사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치스가 떠오른다. 괴벨스가 했던 문화적 청산 작업"이라며 "국민의 심장 일부를 도려내는 이런 행태를 했다는 자체에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문건은)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보고사항으로 진행된 것이다. 청와대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기초보고서로 입수한 서류에는 청와대가 문화계 좌파 제거 작업을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대통령 지휘 프로젝트로 벌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자는 "좌파 문화계를 축출하는 녹화 사업이 이뤄진 것이고 연예계는 물론 문화계 전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충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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