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에 가면 맨날 종편을 틀어놓고 본다. 그게 아니라 옥천 조기축구를 프리미어리그처럼 중계하고, 옥천 노래자랑, 옥천 런닝맨을 만들어서 24시간 옥천 사람들이 출연하는 ‘옥천TV’를 만들고 싶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노래도 있지 않나. 그 좋은 걸 하고싶다. 옥천 배우·옥천 개그맨이 나와서 지역 안에서 다양한 미디어로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 그런 날이 와서 서울로 쏠리지 않고 지역을 떠나지 않을 수 있게. 각 지역 고유성이 발현돼서 다양한 문화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풀뿌리
서울의 한 인터넷매체에서 일하던 양유경 기자는 ‘인터뷰 전문기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매일 써야 하는 보도자료는 너무 많았다. 자료 하나라도 ‘나만의 관점’이 담긴 기사로 쓰려 했지만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언론사 입사자들이 모인 ‘입사자 단톡방’에선 수많은 기자들이 같은 이슈를 ‘더 빠르게’ 좇고 있었다. ‘이직한다고 해결될까?’ 회의감이 들었다. 매일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이슈를 발굴할 수 있는 기자이고 싶었다.“내가 직접 만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인터뷰하는 거니까, 지역에서는 뭘 써도 특종 아닐까 싶었다. 옥
제주시 우도면에선 현재 ‘하우목동항 권역 어촌뉴딜300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낙후된 어촌을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해 해양 관광 활성화를 추진하는 사업으로 우도도 대상지에 선정됐다. 2017년을 정점으로 이뤄진 급속한 관광 개발에 환경 파괴가 이어지던 중 해당 사업을 접한 달그리안은 기사를 통해 구체적 의견을 제안했다. 하지만 달그리안은 곧장 사업을 찬성하는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미디어오늘이 지난달 27일 우도 천진항 부근에서 열린 소라축제에서 만난 우도면 이장단협의회장 김경철(53세)씨는 해당 사업을 언급하며 개발에 반
평생토록 ‘우리 동네 소식 전하는’ 신문 하나 없던 지역. 물질, 땅콩 농사, 민박을 하며 살아가던 섬마을 주민들이 우리에게도 ‘언론’이 필요하단 생각에 모였다. 그렇게 ‘해녀들의 섬’ 제주시 우도면엔 하나뿐인 언론 ‘달그리안’이 생겼다. 2017년 발행된 계간지 달그리안의 창간호엔 바다 속에서 물질하는 해녀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담겼다.“바다 안에서 해녀와 서로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우린 해녀들이 바다에 물질 가는 걸 마중할 때 늘 해녀의 뒷모습을 보는데, 이땐 내가 바다에서 해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달그리안이 주민들과 얼굴을
노인인구가 약 39%(1월 기준)인 전라북도 진안군 지역신문 ‘진안신문’엔 입사한 지 1년쯤 된 20대 신입 기자가 있다. 지난해 5월 진행한 바른지역언론연대 2030 언론인 모임에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으니 “예끼 이놈!”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단 경험을 호탕하게 전해준 정도영 기자다.취재원 연령대가 높은 건 여전히 어렵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지역언론 기자는 그에게 즐거운 일이다. 지난 7일 진안에서 만난 정 기자는 “이젠 나와 연령대가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재밌다”며 “시
2011년 8월 전라북도 진안군 동향면 학선리에 사는 정이월 할머니(당시 74세)가 여름날 버스를 놓친 이야기를 글로 써냈다. 정 할머니가 쓴 글은 진안군의 지역신문 ‘진안신문’에 란 제목으로 실렸다. 진안 가장 외곽에 위치한 동향면엔 버스가 한쪽에서만 서는데, 버스가 오자 반대쪽 버스 승차장에 앉아있던 정 할머니가 뛰어나갔지만 버스가 그냥 지나가버린 사건이다. 버스는 마을에 하루 두 번 온다.“사람 태워라” 소리치며 쫓아가던 정 할머니를 본 봉곡댁도 밭일하다 쫓아가고, 김생년 할아버지도 소리쳤지만 버스는
‘3대 7’ 경상남도 거제시의 토박이와 외지인 비율이다. 거제시 인구는 지난달 기준 23만 명이다. 1950년대엔 한국전쟁으로 기존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피난민이 많이 몰려왔다. 1970년대엔 조선소가 들어오면서 외부 인력이 늘었다. 공교롭게도 거제의 조선업 종사자 비율은 70%다. 인구구성이 바뀌다보니 점점 지역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관광형 전문 테마 박물관만 있을 뿐, 거제 역사를 체계적으로 수집한 거제시립박물관도 없다.거제엔 대학이 거제대학교뿐이다. 학생들은 성인이 되면 거제를 떠나고, 떠난 이들이 다시 돌아올 확률은
다들 지역언론이 위기라고 말한다. 지방분권시대라고 하지만 지역언론의 역할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지역이 소멸하고 있고 지역언론도 생사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한다. 지역언론은 상시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엔 턱없이 열악하다. 그럼에도 자생력을 잃지 않으며 새로운 시도에 나선 지역언론이 있다. 지역의 소수자인 청년들의 공론장을 마련하고, 외지인이 ‘인턴기자’로 지역에서 한달을 살아볼 수 있게끔 창구를 만들기도 한다.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자랑’을 통해 지역에서 건강한 언론의 역할을 해나가는 지역언론을 소
5월5일은 어린이날이다. 365일 중 364일이 어른의 날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올해는 어린이날을 만든 어린이 인권운동가 방정환이 만든 잡지 창간 100주년이다. 어린이에게 인권을 부여하며 주체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도 여전히 어린이들은 사회에서 배제됐고 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날을 맞아 미디어오늘은 ‘어린이’라는 소외당한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들을 담았다. -편집자주방금 전 돌린 신문이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기자들은 칠판에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이 2022년 12월7일 신문을 두 동강
지역언론이 위기다. 지역이 소멸하고 있고 지역언론도 생사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한다. 지역언론은 상시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엔 턱없이 열악하다. 그럼에도 자생력을 잃지 않으며 새로운 시도에 나선 지역언론이 있다. 수도권 집중을 비판하면서 지역 기득권을 대변하는 지역언론을 벗어나 인권과 사회진보를 지향하며 지역 시민의 입장에서 취재하고 보도하는 독립언론으로서의 지역언론도 있다.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자랑’을 통해 지역에서 건강한 언론의 역할을 해나가는 지역언론을 소개한다. -편집자주기자 6명을 살리려
다들 지역언론이 위기라고 말한다. 지방분권시대라고 하지만 지역언론의 역할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지역이 소멸하고 있고 지역언론도 생사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한다. 지역언론은 상시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엔 턱없이 열악하다. 그럼에도 자생력을 잃지 않으며 새로운 시도에 나선 지역언론이 있다. 지역언론이 지역사회와 밀착하면서, 주민들이 취재원이면서 광고주가 되고 지역언론은 주민들을 연결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자랑’을 통해 지역에서 건강한 언론의 역할을 해나
한국은 서울이 아닌 곳을 모두 ‘지방’이라고 부르면서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는 수도권으로 분류한다. 중앙도 지방도 아닌 경기·인천 ‘지역’에서 지역언론들은 그만큼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번 전국언론자랑에서는 지역 소속감이 약한 주민들과 호흡하며 희미한 지역정체성을 찾고, 동시에 경인지역언론의 잠재력에 대해 고민하는 언론인들을 만나봤다. -편집자주“왜 서울로 안 가?” 지역 기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지역 중에서도 서울과 인접해 같은 ‘수도권’으로 묶이는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지역언론의 기자들에겐 더 익숙한 말이다. 경인지
지역신문 안에서도 또 다른 지역을 취재하는 주재기자. 지역 주재기자를 두고 흔히들 이야기하는 ‘막걸리 정치하는 지역 기자’ 소리 듣지 않으려 더 혹독하게 취재했다. ‘충청도의 국악’을 취재하기 위해 10년동안 업무 외 시간을 쪼개 현장을 찾으며 수백명의 사람을 만났다. 물 속에 잠긴 국악단체 ‘청풍승평계’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수중 다이빙에 도전했다.‘기록하기 위해’ 19년차 기자 생활 처음으로 혼자 영상 기술을 공부해가며 혼자 4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손도언 중도일보 기자는 거듭 “많이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미디어오늘은 기존 취재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등 전국에 있는 여러 매체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코너를 시리즈로 실습니다. 일명 '전국언론자랑'은 전국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취재하는 매체에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 편집자 주충남에는 총 3명의 기자들이 힘을 합쳐 지역 군민들의 ‘슈퍼맨’ 역할을 해내는 신문사가 있다. 군으로부터 그간 받은 액수를 고백하며 계도지를 거부해 군 내의 계도지 자체를 없애고, 매일 쏟아지는 군민들의 제보를 듣고 취재 후 제보에 대해 하나하나 다시 설명해준다.
미디어오늘은 기존 취재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등 전국에 있는 여러 매체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코너를 시리즈로 실습니다. 일명 '전국언론자랑'은 전국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취재하는 매체에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 편집자 주“호천마을을 잊지마세요. 우리도 잊지 않을게요” 산복빨래방을 찾은 어르신들이 기자들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보였다. 미디어오늘이 부산일보 산복빨래방을 찾은 지난달 26일 오전 9시반. 문을 열고 준비를 채 시작하기도 전에 어르신 5명이 빨래방을 찾았다. “느그 또 뭣
미디어오늘은 기존 취재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등 전국에 있는 여러 매체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코너를 시리즈로 실습니다. 일명 '전국언론자랑'은 전국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취재하는 매체에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책임지지않는 정치인과 개발업자만 이익. 지리산을 그대로! 산악열차 반대한다!”지난 18일 방문한 전북 남원시청 앞에서는 지리산 사람들의 열띤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집회’ 소리가 들렸다. 지리산권 5개 시군인 구례, 하동, 남원, 산청, 함양에서 돌아가며 케이블카
“서글프지만 서글프지 않게. ‘소멸위험지수’같은 서글픈 수치 말고, 소멸되는 지역에서에도 삶에 만족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고 싶었어요.”경남신문이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삯‘으로 받는 심부름센터를 열었다. 센터가 갈 곳은 경남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 그 안에서도 인구소멸지수가 두 번째로 높은 의령군 궁류면 운계2리 ‘입사마을’이다. 버스가 하루에 두 번 다니고, 면 전체를 통틀어 편의점이 한 곳도 없다. 50가구가 넘게 살았던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절반도 남지 않은 20가구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