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 행보를 보면 ‘패착’에 가깝다.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한 서울시 관악구 반지하 집 현장을 찾아 “왜 미리 대피가 안 됐는지 모르겠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벌써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침수가 시작이 되더라고”라고 한 발언도 전파를 탔다. ‘퇴근길에 피해를 보고도 퇴근했다니 대통령이 할 소리인가’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대통령실은 수해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자택에서 전화로 지시했다고 했지만 관련 발언은 여론을 악화시켰다.뒷수습도 점입가경이었다. 반지하 집 방문
지난해 7월 독일 서부 지역 홍수 참사로 180명 이상이 숨졌다. 아르 계곡을 따라 형성된 마을이 통째로 휩쓸렸다. 안전 인프라가 탄탄하다고 여겨지던 독일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참사였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 대통령 등 거대 정치인들이 모두 재난 현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스스로 정치적 삶을 재난에 빠트린 이가 있다. 아르민 라셰트 당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다.아르민 라셰트는 메르켈 후임으로 기민당 총리 후보였다. 재난 대처가 9월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그는 슈
MBC 아나운서로 복귀하기 위해 회사와 싸우던 동안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전태일재단 같은 노동계부터, 촛불문화재 무대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으던 박진 인권활동가, 법률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연대해 준 직장갑질119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그리고 애정 어린 마음으로 MBC를 시청하는 시민들도 힘을 모았다. 이들은 아나운서들에게 연대한 건, “언론사 MBC가 그래선 안 된다”는 이유였다. (관련 칼럼=‘나는 계약직 아나운서’) 그 중 A는 언론사 지망생인 대학생이었다. 아나운서들의 가처분 소송 때 그는 A4 용지 두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란 미디어 메시지를 분해, 분석, 적용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미디어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그 미디어를 만든 사람이 있다. 미디어 생산자들은 미디어에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는다. 미디어 메시지는 밖으로 명백히 드러나 있을 경우도 있지만 숨어있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 생산자들은 미디어 소비자로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을 주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자신들이 강조하고 싶은 면을 강조한다. 절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말해 주지
“난 오르가슴을 느껴본 적 없어요. 한 번도요. 내가 느끼는 척 안 해도 기분 나빠 말아요. 더 이상은 안 할 거야. 남편 죽고 결심했죠. 다신 연기 안 한다고.”점잖게 차려입은 60대 중년 여인 낸시(엠마 톰슨)가 한에 맺힌 듯 지난 삶을 와르르 토해내고 있다. 지긋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 얘길 경청하는 건 누가 봐도 젊고 매력적인 외모의 20대 남자 리오 그랜드(다릴 맥코맥)다. 소파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은 성적인 서비스를 사고, 팔기 위해 만났다. 물론 사는 사람이 중년 여인 낸시고, 파는 사람이
마침내 ‘쓰레기’가 되어버렸다라는 생각을 한지 오래인데, 중년 남성의 자의식 과잉이나 자기비하를 통한 수동공격성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부연하자면 현대성의 이론가 지그문트 바우만이 (정일준 역, 2004/2008)에서 이야기한 바의 의미로 그렇다는 것이다. 바우만은 생산자 사회와 소비자 사회를 구분한다. 생산자 사회가 형식적으로나마 산업예비군, 사회부적응자를 교화시켜 사회로 흡수해 생산에 재활용하려는 사회였다면 소비자 사회는 사람들을 취약성에 노출시켜 급속도로 유행을 창출하고 불확실성을 가속화하며 각자도생으로
8월8일부터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곳곳에서 인명 피해와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서울 동작구의 경우 시간당 최대 141mm가량 폭우가 쏟아졌는데, 서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 11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록적 폭우로 재난상황이 발생하자 재난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8월 9일부터 10일까지 나온 집중호우 관련 보도 중 윤석열 대통령이 등장한 보도를 전수분석했는데요. 대통령실 발표를 검증 없이 받아쓰거나 대통령의 ‘당연한’ 업무지시를 띄워주는 보도
법무부는 7월22일 법무부 훈령 ‘형사사건의 공보에 관한 규정’을 공개하고, 검찰과 언론의 비공개 정례 브리핑인 ‘티타임’ 부활을 알렸습니다. 7월28일엔 서울중앙지검에서 출입기자단과 1시간가량 티타임을 진행했는데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제정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중단된 지 2년8개월만입니다. 부활한 티타임을 언론이 어떻게 평가하고 보도하는지 살펴봤습니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 외치며 ‘티타임’ 부활검찰이 언론을 통해 사건의 이해를 돕고 과열 취재와 오보를 방지하기 위해 운용했던 티타임제도는 피의사실
대소 선거에서 수구, 보수 세력은 진보, 좌파, 종북을 한데 묶어서 말이 되건 안 되건 간에 비판하고 공격한다. 이 세 단어가 각각 차이가 있을 법하지만 그것을 구분하지 않는다. 싸잡아서 비판하는데 그것은 북에 동조하거나 남한 체제에 적대적인 것이라는 의미가 담긴 듯이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북한에 퍼주기를 한 좌파에게 정권을 넘길 수 없다. 진보 정권이 나라를 망쳤다’는 식으로 짧은 문장에 담아 TV 토론에서나 유세장에서 외친다. 왜 그럴까? 그렇게 하는 것은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전체 주류사회가 좌파
신문방송 모니터_ 등록 2022.08.09 10:16 조회 17지난달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이 극적으로 봉합된 이후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과 가압류 청구 문제가 과제로 남았습니다. 8일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정부‧여당은 ‘사측 손해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 야당은 ‘파업 노조 상대 거액의 손배‧가압류는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특히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파업 종료가 바로 면책으로 이어진다면 어느 누가 불법파업을 주저하겠느냐”며 단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본지는 2020년 10월28일 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6회(기사 전송 및 SNS 포함)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라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 하였습니다.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
한국다양성연구소는 “모두를 위한 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포괄적 성교육이 무엇인지, 어떤 내용을 다루어야 하는지 그리고 일방적인 강연의 형태가 아닌 활동과 대화 중심의 경험학습으로 성교육을 만들고 진행하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인권 활동가들과 성교육 활동가들이 모여 함께 만드는 콜로키움을 통해 포괄적 성교육의 개념, 가치, 내용을 전하기도 하고 직접 교육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일방향적인 전달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통해 질문과 피드백을 받고 그에 대한 답변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공유하고 있다.
서구의 보수와 진보는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정치권력의 쟁취를 위해 대중을 상대로 경쟁해왔다. 두 사상의 공통점은 유권자에 대한 서비스다. 그 서비스는 여러 가지 형태를 취하고 경쟁 속에 진화하기도 한다. 서구의 보수와 진보는 노동운동과 복지 등의 분야에서 큰 차이를 나타냈다. 보수는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발상에 대해 가혹하고 복지나 소수자 보호 등에 인색했다. 그러나 유권자에 대한 서비스 경쟁이 집권의 관권이 되면서 서구의 보수와 진보 차이가 미세해지고 있는 추세다. 서구의 보수 진보와 한국의 그것은 여러 가지로 차이가 있다. 우선
7월 2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7월 4주 차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30%를 밑도는 28%를 기록했습니다. 취임 두 달여 만에 20%대 지지율에 이른 것으로 역대 정부와 비교해 매우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그 원인을 분석한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노컷뉴스, 뉴스1, 국민일보, 뉴시스 등은 미국 언론의 분석 보도를 인용했습니다. 미국 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 (7월 24일 최승환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2004년 초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국가보안법 개정 또는 폐지를 지지하는 주장과 운동이 거세지자 당시 여당 등 진보적 정당이 그에 호응했다. 또한 그 해 8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법무부 등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공식 권고했다. 그러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잇따라 국보법 합헌 결정을 하거나 그 폐지를 반박하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았다. 두 헌법 기관의 결정, 판결은 당시 법체계에서 국보법이 위헌이 아니라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국회의 입법권과는 별개의 것이었다. 즉 3권 분립 차원에서 국회가 국보법을 개폐하는 것에 대
다른 언론사가 보도한 뉴스를 소재로 하거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을 보고 기사를 쓰는 일부 언론의 기사는 으레 선정적인 제목이나 자극적인 표현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취재한 사건이 아니기도 해서 특정 단어나 표현을 기존 것과 다르게 바꿔 쓰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런 ‘불량 기사’는 보도 윤리나 인권 보호를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심각하다.선정적 제목, 자극적 표현의 커뮤니티발 보도인하대 캠퍼스에서 숨진 여성 관련 보도는 전형적인 사례다. ‘나체로’, ‘알몸으로’ 등의 선정적이고 불필요한 묘사를 기사의 제목과 내용에 사용한 보
윤석열 정부가 위기다. 취임하고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그렇다. 흥미롭게도 동아‧중앙일보는 물론 조선일보에도 슬금슬금 비판적 논조가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하면서다. 국정 운영에 부정적 평가는 70%에 다가섰다. 국힘당 의원총회조차 대통령실과 정부의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윤 정부 지지율 추락엔 ‘날개’가 없을까. 문제는 앞으로 4년 9개월 내내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는 사실이다. 작은 가능성에 주목하는 까닭이다. 가령 국힘당 각료들과 조선일보가 ‘흉악범 북송’을 지렛대로 몰아친 색깔몰이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이가 주인공인데 고래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수족관에 갇혀 지낸 ‘범고래’는 지느러미가 휜다는 상식을 드라마 속 우영우는 알려준다. 드라마 열풍 때문인지 제주 연안에 사는 남방큰돌고래를 소개하고 고래 포획 금지의 역사를 다루는 등 고래 관련 뉴스가 쏟아졌다. 기후변화로 인해 수온이 올라가면서 한반도 해역에 고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래 보호 여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보도로도 이어졌다. 팽나무도 드라마 소재로 등장한다. 도로 계획에 시골 마을길이 포함되면서 마을의 상징인 팽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실제 존재한 ‘우영우 팽나무’는 드라마 방영 이후 천연기념물 지정이 추진 중이다. 문화재청은 드라마 속 팽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는 이유에 대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노거수의 보호가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드라마 소재가 환경보호 인식을 높이면서 변화까지 이끌어낸 것이다.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기후변화는 언론 보도의 주요 의제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2045년 지구 온도는 2도 상승이 예상된다. 온도가 2도 상승하면 생물종 절반 이상이 사라진다고 한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문제이면서 미래 세대엔 생존의 문제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현직에 있을 때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개폐 필요성을 언급한 경우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기간 후보 간 토론 등을 통해 국보법 폐지 필요성을 언급한 경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일하고 홍준표, 황교안 등은 국보법 존속을 주장했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999년 8월 8·15 경축사에서 국보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앞장서 극력 반대했다. 당시 박 대표는 “간첩을 알고 있는데도 신고할 의무를 폐지하는 것이 과연 분단 조국 현실에서 가능
환경 전문 매체도 광고와 주주 없는 모델이 가능할까? ‘르포르테르(Reporterre)’라는 인터넷 신문이 그런 사례다. 이 매체는 2007년 ‘르몽드’ 환경전문 기자였던 에르베 캄프(Herve Kempf)에 의해 “생태학적 위기, 사회적 불의 및 자유에 대한 위협 등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등장했다. 초기에는 기사가 불규칙적으로 실려 그리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사이트가 점차 안정되면서 탐사보도나 독점 인터뷰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에르베 캄프가 2013년 9월 르몽드를 완전히 떠나면서 환경 문제를 전문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