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에 ‘회심의 미소’를 보였던 보수언론이 ‘반 한나라당’ 행보를 확인한 이후 “한나라당엔 악성코드”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중앙일보는 6일자 8면 <안철수, 한나라엔 '악성코드'>라는 기사에서 "중앙일보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를 본 한나라당 의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가 야권분열을 촉발해 한나라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뚜겅을 열어 보니 기존 구도를 완전히 무너트리는 '쓰나미' 였던 탓"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6일자 5면 <'안바이러스'에 덜컥 백신 못찾는 한나라>라는 기사에서 "안 원장이 한나라당을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세력'으로 규정하자 한나라당은 황급히 처방전 마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9월 6일자 8면.
 
보수언론의 이러한 모습은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온 초반과는 기류가 다른 모습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2일자 1면에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할 수 있다”>는 제목의 머리기사를 통해 “(민주당적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야권 통합 후보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철수 교수가 야권 통합 후보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무소속으로 완주할 경우 야권 통합 후보-한나라당 후보-안철수 후보 등 3자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이는 젊은층에 지지가 높은 안철수 교수가 야권 통합 후보의 젊은층 표를 나눠갖게 되기 때문에 한나라당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다는 게 초반의 보수언론 분석이었다.

하지만 안철수 교수가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반한나라당’ 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한나라당과 보수언론 모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에 나쁠 것이 없다던 분위기에서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불안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안철수 교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 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만약 내가 출마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다시 차지하면 안 된다는 점에서 야권 진영과의 단일화는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만약에 그 분이 독자적인 길을 걷는다면 자칫 잘못하면 한나라당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 줄 걱정도 된다”면서 “범시민 단일후보 선출의 틀에 같이 들어와서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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