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어류 방류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는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발해 온 최병성 목사였다. 최 목사는 지난 4월 민물고기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과 대화하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청계천이 물고기가 살 만한 환경이 됩니까.”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청계천 물고기는 사다 놓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청계천 물고기가 사다 놓은 것이라니. 최 목사는 평소 친분이 있던 민물고기 전문가들에게 확인차 다시 물었다. “청계천 물고기를 사다 푼다는 데 사실입니까.” 돌아온 대답은 더욱 놀라웠다. 민물고기 전문가 상당수는 청계천에 물고기를 사다 넣는다는 것뿐 아니라 누가 물고기를 공급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최 목사는 “(청계천에 물고기를 사다 방류하는 것은) 민물고기와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시민만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한 번은 터져야 할 문제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내기 위해 취재를 하던 최 목사는 5월 초 환경기자클럽 박수택 회장을 만났다. 박 회장은 ‘놀라운 얘기’를 접한 뒤 최 목사의 동의를 얻어 환경기자클럽 차원에서 취재에 나서기로 했다.

환경기자클럽은 일부 방송사와 신문사 기자와 함께 취재 회의를 열었다. 청계천에 물고기를 푸는 장면을 잡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물고기 공급자인 충남 보령에 사는 조아무개씨를 추적하기로 했다. 여러 사 기자들이 함께 취재를 벌이기는 쉽지 않았다.

SBS뿐 아니라 MBC 등이 교대로 취재에 나섰지만 청계천에 물고기를 푸는 장면은 영상에 담지 못했다. 하지만 조씨가 전남 무안까지 오가며 물고기 채집하는 장면을 화면에 담았다. 이를 취재했던 SBS 기자는 조씨로부터 “2006년 청계천 관리센터에서 갈겨니 등 어류 4종류를 가져갔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지난 17일에는 청계천에서 민물고기 전문가인 김익수 전북대 명예교수와 함께 현장 조사를 벌였다. 김 교수는 수계가 다른 물고기가 청계천에서 발견되는 것에 대해 “인위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최 목사와 환경운동연합은 그간 취재 내용을 정리해 지난 20일 환경부 기자를 대상으로 브리핑을 했다. 취재를 했던 언론사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에서도 보도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지난 23일 언론을 통해 ‘청계천 어류 방류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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