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국 대수술로 새 뉴스 선보일까
MBC 보도국 대수술로 새 뉴스 선보일까
취재부서 중심 부서에서 ‘에디터-팀’ 체제로 변경…앵커 교체 등 다양한 실험 예고

MBC 보도국이 대수술을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시민에게 응답하는, 시민과 소통하는 뉴스’를 표방하고 나선 MBC 뉴스가 MBC만의 뉴스 철학이나 가치 부재, 여전한 백화점식 뉴스, 폐쇄적인 편집회의 등 비판 속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MBC 내부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보도국장과 앵커 교체, 조직개편 등 MBC 실험이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8일 임명된 박성제 신임 보도국장이 MBC 최초로 시행된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한 가운데 25일에는 보도국 전반에 걸친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인 ‘에디터-팀’제는 출입처를 기준으로 나뉘어 있던 부서장 중심 조직에서 벗어나 이슈별 대응에 강한 조직으로 변화하자는 취지다. 앞서 MBC 평기자들의 의견을 모은 조직 개선 방안에도 포함됐던 내용이다. 또한 국장 직속 탐사기획팀을 두어 탐사 보도 역량 강화도 꾀할 전망이다.

박성제 보도국장은 “지금까지는 부서별 ‘칸막이’가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소비자경제 에디터 산하에는 소비자·경제정책·미래산업팀을 두고, 정치국제 에디터는 정치·통일·외교·국제팀을 아우르게 했다. 박성제 국장은 “남북 또는 북미 간 화해 무드를 고려해 정치국제 이슈를 묶었고, 기업을 취재하는 기자가 소비자나 노조를 함께 취재하며 넓게 경제 이슈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국장과 일일이 조율할 필요 없이 각 팀 사이의 유기적 협조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궁극적인 목표는 뉴스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다. 박성제 국장은 모든 방송사가 추구하면서도 실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 백화점식 뉴스’를 위해 업무 시스템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1분30초짜리 리포트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가장 쉽기 때문”이라며 “특종을 많이 하고 좋은 기획을 쓰면 뉴스가 좋아진다는 건 누구나 안다. 앞으로 기자들에게 판을 깔아주려 한다”고 말했다. 단발성 리포트를 위해 회사에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해 충분한 취재 시간을 보장하고, 긴 호흡의 결과물로 뉴스를 채우는 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박성제 국장은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신선한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실험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전했다, 그는 “50분 내내 몇 명의 기자가 출연만 할 수도 있고 중계차 연결로 채울 수도 있다. 새로운 대담 형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 종일 스마트폰에 떠 있는 뉴스는 아무리 아까워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날씨, 사고 등 속보는 MBC보다 더 잘 하는 곳에 맡기고 세게 다룰 뉴스는 세게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박성제 MBC 신임 보도국장. 사진=MBC
▲ 박성제 MBC 신임 보도국장. 사진=MBC

이번 개편에선 앵커 교체 여부도 관심이다. MBC 보도국은 27일~28일 이틀 동안 앵커 오디션을 통해 새 얼굴을 찾는다. 박 국장은 “주중 메인 뉴스를 맡고 있는 박성호, 손정은 앵커에 불만은 없다. 하지만 젊은 앵커에 대한 수요가 있고 앵커 교체에 대한 사내 의견도 있었다”며 “적합한 인물이 있다면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정치국제에디터(부국장)와 정치팀장(부장)을 겸하게 된 박성호 앵커의 경우 좋은 후배들에게 앵커 자리를 물려주고 싶다는 의사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희망적이지는 않다. MBC 내부에서는 최근 보도국 변화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나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인사로 보도국이 안정화할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도국장 임명동의 투표 결과가 과반 투표, 과반 동의로만 전해졌을 뿐 찬성률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내부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 아니냐는 의문을 남긴다.

한 MBC 기자는 “지난 6개월 동안 MBC 보도국을 움직여 온 인물 중 한 명이 박 국장인데 기존 보도국장을 내보내면서 책임에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정서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MBC 기자는 “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조직은 말도 많고 탈도 많지 않겠느냐”며 “지금 판단하기에는 섣부른 것 같다.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임명동의투표 전 가진 정책설명회에서 박성제 보도국장의 배우자가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 박성제 국장은 “구성원들이 내게 자격이 없다고 하면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MBC 파업 기간 채용된 경력기자 등 보도국 내부 구성원들 간 갈등 봉합도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 국장은 “함께 파업을 했든 하지 않았든 여러 역할을 맡길 수 있는 분들은 이미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앞으로 화학적 결합을 해나가야 한다”며 “다만 MBC 정상화위원회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결과를 지켜봐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새롭게 변화한 MBC 뉴스는 오는 7월 중순 선보일 전망이다. 박 국장은 “젊은 기자들이 일부 코너를 맡아서 준비하고 있다. 앵커도 교체가 된다면 아마 그때쯤일 것”이라고 전한 뒤 “회사 차원에서 새로운 BI(Brand Identity)도 작업 중이고, 세트에도 변화를 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마무리되면 조금은 변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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