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재난 및 산업재해 적폐청산과 상시 관리체계 구축
사회재난 및 산업재해 적폐청산과 상시 관리체계 구축
[2017 새 민주공화국 제안] 7. 생태안전사회

산업화와 도시화, 세계화에 따른 복잡성 증가는 현대사회를 산업재해뿐만 아니라 경제불황과 금융위기, 청년실업과 고용불안정, 저출산과 노령화, 범죄와 성폭력, 성차별과 인종폭동, 정보통신교란과 네트전쟁, 인구과잉과 자원결핍,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에너지결핍과 원전사고, 교통대란과 해양재난, 전염병, 테러와 전쟁 등의 예측할 수 없는 사회재난들이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위험사회로 만들고 있다.

원전사고는 쓰리마일섬 원전사고(미국), 체르노빌 원전사고(소련), 후쿠시마 원전사고(일본) 등 원전기술 선진국에서 일어났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어떤 경우에는 단 한 번의 우발적 사고라도 통제에 실패할 경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위험요인에 대한 통제가 어떤 부분에서 부실한지는 사고 이전에는 알 수가 없다. 재난이 터질 때마다 거론되는 재난관리체계의 부실성, 대응 및 복구 활동의 부적절성, 민관 협력의 비효율성 등은 ‘안전’을 위협받는 사회에서 원인으로 규명된 것들이다.

재난과 재해, 그 대응과 관리의 끝없는 순환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와 세월호 참사,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MERS) 사태에서도 총괄지휘탑의 지시에 따른 일사불란한 대응이 기대되었지만 재난대응은 때때로 실패로 끝났다. 그것은 다시 정부가 통제를 강화하는 구실이 된다. 이처럼 안전사회를 지향하는 예방프로그램은 영속적인 불안정과 제한 없는 안전 추구에 의해 전체 사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신의 존재 기반을 재귀적으로 재생산한다. 그것은 현대사회가 다양한 재난들에 대해 예방적 규제 조치로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위험과 안전의 끝없는 순환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 3월31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에 실린 세월호를 바라보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포커스뉴스
▲ 3월31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에 실린 세월호를 바라보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포커스뉴스
순환적인 재난관리체계는 재난이 완전히 예측불가능하게 일어나지는 않으며 하인리히 법칙 같은 수많은 전조가 있다고 가정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재난은 일회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극복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순환적인 재난관리체계는 더 이상 파국적인 사건은 없다고 상정한다. 재난관리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만 한다면 재난은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재난 총괄지휘탑을 개편하고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는 등 재난관리의 개선을 향한 지속적인 노력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수준은 2015년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사업장 236만7186개소에 종사하는 근로자 1796만8931명 중에서 4일 이상 요양을 요하는 재해자가 9만0129명이 발생(사망 1810명, 부상 8만0999명, 업무상질병 이환자 7064명)하였고, 재해율은 0.5%이었다. 이는 OECD 등 선진국에 비해 최고 수준으로, 산업별 분포로는 기타의 사업이 전체 재해의 2만9734명(32.99%)로 가장 높고, 다음은 제조업 2만7011명(29.97%), 건설업 2만5132명(27.88%), 운수・창고・통신업 4059명(4.50%), 그리고 광업 1469명(1.63%) 순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는 끼임이 8712명(32.25%), 건설업은 떨어짐이 8259명(32.86%), 기타의 사업은 넘어짐이 8623명(29.00%), 운수・창고・통신업은 교통사고가 922명(22.71%)으로 재해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기존 위험의 외주화는 막고 새로운 위험은 조기에 관리하고

사회재난과 산업재해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를 최대한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 유해하거나 위험한 업무의 하도급 및 간접고용을 금지하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제정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위험의 외주화는 노동자와 시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므로 금지하고 공정의 외주화 절차 및 방식을 지정하고 제한할 필요가 있다.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건강 또는 안전과 관련된 ‘생명안전업무’에 대해 원칙적으로 기간제근로자, 단시간근로자,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생명안전업무를 도급하는 것도 금지하는 것이다. 외주용역에 의한 인력(간접고용)을 사용하게 되면 해당 근로자는 낮은 소속감, 고용불안 등으로 사용자에게 그 업무의 안전문제를 소신껏 제기하기 어려우므로,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안전 등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에는 직접고용에 의한 정규직 근로자를 사용하도록 규정해야 한다. 사업주가 생명안전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또한 위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한 보완 정책으로 외주화를 견제할 수 있는 내부적 장치들과 외부적 장치들을 마련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요양, 레저, 교육 등 새로운 서비스업과 IT, BT 등 새로운 기술의 벤처산업 분야에서는 새로운 위험에 대한 시각과 새로운 위험의 조기발견 정책과 새로운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원천기술평가제와 의무교육과정을 포함하여 새로운 위험의 조기발견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며, 업종별 관리지원센터 등을 설립해 새로운 위험에 대한 새로운 관리 대책을 연구 및 개발하여야 한다. 또한 신세대 관점에서 위험인식을 홍보하는 등의 새로운 위험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 안전을 위협하는 적폐는 청산

셋째, 산업안전보건법 등 제도적 장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작동되지 않는 노동자의 안전권과 건강권이 다시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그간 안전보건 분야를 질식시켰던 적폐의 청산 조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적폐인 가부장제적인 경영권 및 경영자의 안전보건 통제가 권위주의에 기댄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를 합리화하고 있으며, 안전과 건강보다 기업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내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 및 성장담론으로 정당화되고 있다. 또한 위험의 외주화와 원자력발전, 유전공학, 나노공학 등 첨단산업의 정보 밀폐성이 효율성을 가장한 엘리트주의로 정당화되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로서 산업재해에 대한 알 권리는 단순한 정보제공이 아니라 동의 차원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즉, 노동자의 경영참여 권리는 정보를 얻는 과정에의 참여, 정보를 평가하는 과정에의 참여, 정보를 환류하는 과정에의 참여를 포함해야 할 것이다.

▲ 2016년 4월28일 오후 ‘4·28 산재사망 추모·건강한 노동과 안전한 사회를 위한 민주노총 투쟁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안전화와 국화를 들고 서울 보신각에서 출발해 행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016년 4월28일 오후 ‘4·28 산재사망 추모·건강한 노동과 안전한 사회를 위한 민주노총 투쟁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안전화와 국화를 들고 서울 보신각에서 출발해 행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한, 사업장이나 다중이용시설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중대재해를 유발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고 책임이 있는 사업주, 법인, 경영책임자, 공무원 등을 처벌하도록 하는 기업살인법을 제정하여야 한다. 현행법은 재해가 일어나도 경영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처벌하기 어렵고, 기업의 조직구조 때문에 경영자의 과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이나 정부기관이 위험작업에 대한 고지를 해야 하는 의무(미란다 원칙과 동일)와 그에 따른 거부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노동자에게 산업재해 안전시설이 없는 작업, 심장 혈관의 자기공명(CMR) 작업 등 위험한 작업을 거부할 권리가 부여돼야 한다. 또한 기업이나 정부기관이 업무와 관련된 노동자 및 공중의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사고나 재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기업과 정부기관에게 상한선 없는 징벌적 벌금 부과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벌금 외에 유죄가 확정된 사업주 이름과 기업의 범죄 사실을 지역 또는 국가의 언론 등에 공표해야 하는 공표제도도 시행하여야 한다.

다섯째, 산업재해의 관리 원칙은 산업진흥과 산업규제의 분리, 즉 생산자를 위한 행정과 소비자를 위한 행정의 분리, 사업주를 위한 행정과 노동자를 위한 행정의 분리, 전문가를 위한 행정과 일반인을 위한 행정의 분리가 되어야 한다. 또한 부처 간 산업안전 관련 기능의 통합과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 위험물질의 수입·생산·운반·소비·폐기 등 전 과정에 이르는 관리체계를 갖추면서, 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원·노출·건강 등에 이르는 전 단계의 자료 생성과 평가가 이루어지는 관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및 풀뿌리 지역단체가 기능을 분담하고 시민과학의 참여가 이뤄지는 관리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상을 보편적 기본소득의 개념에서 지원하고, 예방은 가중책임 개념에서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자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기업은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는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범정부적 수준에서 사회위험을 상시 관리해야

끝으로 사회위험은 재난에 따른 중층적인 위험이 확산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조직, 사회체계의 변화에 따른 위험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위험의 관리를 제도화해야 한다. 대통령과 그 직속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민안전처 등의 위험예방 및 관리조직의 컨트롤타워, 재난관리체계의 변화에 따른 위험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특히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SAS),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 등의 전염병과 조류인플루엔자, 광견병(공수병), 일본뇌염, 뉴캐슬병, 황열 등의 바이러스성 인수공통전염병 등은 매년 반복적으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에 대한 범정부적 상시 프로그램을 신설, 관리해야 한다.

# 연재

1. 총론 :

촛불 시민혁명과 주권자 시민의 탄생, 그리고 민주·평등·공공성의 민주공화국

2. 정치 개혁 :

촛불 광장이 요구하는 정부와 의회의 민주적 개혁

권력기구 분권화 없이 민주주의 회복은 불가능

지방자치 혁신 없이 참 민주주의 실현 없다

민주주의의 기반 언론: 공공성 강화하고 시민의 공론장 참여 확대해야

3. 외교·안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정책적 제언

4. 시민교육

신자유주의 지배구조에서 공공적 자치구조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유초중등 교육 패러다임으로 교육복지를 실현해야

대학과 나라를 살리는 새로운 대학체제

100만 명의 학교 노동자 문제, 이렇게 해결하자

5. 차별철폐와 인권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이유

성(性)소수자 차별 금지를 위한 첫걸음

복지정책을 넘어 인권보장으로

6. 공공적 민주경제

광장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재벌체제 개혁과 통제

공공부문의 적폐와 개혁과제

복지실태 진단과 새 정부의 개혁 과제

7. 생태안전사회

2017년을 탈핵 원년으로

우리의 삶을 오염시킨 환경적폐, 이렇게 해결하자

무한경쟁 시대의 농업, 계약과 협동을 통해 살만한 농촌 건설로

④ 사회재난 및 산업재해의 적폐 청산과 상시 관리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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