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반론] JTBC 기자의 정유라씨 신고는 비난 받을 수 없다
[반론] JTBC 기자의 정유라씨 신고는 비난 받을 수 없다
[기고] 직업윤리와 사회윤리가 상충될 때 무엇이 옳은 행동인가?

박상현 메디아티 이사가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경찰에 정유라를 신고한 JTBC 기자,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의견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교과목 중에 하나가 직업윤리의 하나인 ‘연구윤리’인데요, 지난 학기에 직업윤리와 사회윤리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무엇이 옳은 행동인가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제 소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박상현 메디아티 이사, “보도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관찰자로 남았어야”

박상현 이사의 기고문 요지는 ‘JTBC 기자는 보도윤리에 따른 관찰자로 남았어야 했으며 정유라씨를 덴마크 경찰에 신고한 행위, 즉 사회윤리를 따른 행위는 보도윤리에 반하므로 잘못됐다’라고 하겠습니다. 또 “JTBC가 언론계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JTBC는 선한 의도로 문을 열었지만, 문이 한 번 열리면 그리로 쓰레기가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보도윤리의 관점에서 보면 우려의 목소리가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러나 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직업윤리의 추구는 사회의 안녕과 보편적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의 분질은 “직업윤리와 사회윤리가 상충될 때 어느 쪽이 우선인가”입니다. 언론인이 아니더라도 직업상의 윤리가 사회가 일반적으로 따르는 법, 윤리체계와 상충되는 상황은 여러 직업에서 발생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의사의 비밀보장 의무(Physician-Patient Confidentiality)를 들 수 있습니다. 의료법상, 또한 의료윤리상 의사는 보편적인 사회윤리에 배치된다 할지라도 환자의 비밀을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예외가 있지요. 환자가 폭력행위와 관련된 상해를 입었다고 판단할 이유가 충분할 경우 의사는 수사기관에 관련 정보를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이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폭력행위는 사회의 안녕과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직업윤리가 일부 제한되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이지요.

같은 이유로 심리치료사는 환자의 비밀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치료과정 중에 알게 된 살인이나 아동학대와 같이 사회의 안녕과 인간의 보편적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관련기관에 반드시 고지하도록 되어있지요. 고해성사를 받는 성직자나 의뢰인의 비밀을 보장해야 하는 변호사도 같은 맥락에서 직업윤리 추구에 일부 제한을 둘 수 있습니다. 철저히 과학적 진실만을 탐구한다는 연구자의 의무이자 권리를 추구함에 있어서도 배아줄기세포의 사용이나 생체실험과 같이 인류 보편의 가치와 상충될 소지가 있는 영역에서는 이를 일부 제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지요.

요컨데 직업윤리의 추구가 사회의 안녕과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경우 이를 일부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것이 직업윤리학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 1월2일 jtbc 뉴스룸 보도

그렇다면 정유라씨의 신병확보가 정말 사회의 안녕과 보편적 가치에 직결되는 문제인가? 이것이 핵심인데요. 글쎄요, 물론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JTBC 기자의 정유라씨 신고는 단순히 불법체류 문제의 근절을 위한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1000만 시민을 거리로 내몬 사건의 핵심, 시간이 촉박한 박영수 특검과 헌재의 탄핵심리를 풀 열쇠를 신속히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행위였습니다. 이 경우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도윤리를 일부 절충하는 것은 타당하며, 따라서 JTBC 기자의 정유라씨 신고는 비난받을 수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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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2017-01-07 09:00:54
정유라는 온 나라를 어지럽게 만든 최순실게이트의 매우 중요한 증인이 될 피의자신분이다.
이제 한국에 안 온다고 하는데.....이 정부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하루빨리 범인을
잡아와서 최순실 게이트의 전말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만일 어지부지하거나 덴마크가 보내주지 않는다면 또 다시 국민들의 거센 촛불함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덴마크정부는 양국국민의 감정이 악화하기 전에 하루빨리 추방해야 된다!~~


a13579 2017-01-07 05:06:17
오로지 한국내적인 문제이고 , 상대국입장에선 자국법을 당연히 검토할거구, 신고자도 덴마크법위반 여부는 당연히 조사할테고,사회정의 차원의 이야기도 오로지 한국인정서일 뿐이고,덴마크가 한국인 정서를 무조건 따를거라고보는것은 한국인의 특유의 오만일뿐이란 생각이다. 민초들은 초랑되지 말고 그냥 지켜만 보거라..

헐랭이 2017-01-06 14:02:41
너무 빈틈이 많은, 그 스스로의 논리조차 의심하고 있는 반박이라 굳이 여기에 박상현이건 누구건 재반박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예로 든 의사나 신부는 기자와 전혀 다른 경우다. 박상현이 주장한 저널리즘이란 것은 개입과 교환됨을 그 속성으로 한다. 신고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신고했다면 보도하질 말았어야 한다는 말이다. 제 아무리 떳떳한 사회 윤리에 의한 전쟁이라도 종군 기자가 작전지에서 무전기를 잡아 어느 지역에 폭격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면 그는 기자가 아니라 군인이다. 아무리 천인공노할 살인마라도 인터뷰를 하러 가서 제압해 잡으면 안 된다. 기자의 개입은 필연적으로 보도와 교환돼야 한다. 이 반박문은 거기에 어떤 답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