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윤금이 씨를 살해해 현재 천안소년교도소에 수감 중인 주한미군 케네스 마클 이병(28)이 보낸 편지를 코리아타임즈가 일부 지방판과 인터넷에 내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코리아타임즈(KT)는 8월 21일자 독자투고란과 인터넷 칼럼란인 「Reader´ Voice」에 케네스 마클 이병이 투고한 "SOFA를 왜 고치나?(Why change Sofa?)"를 보도했다.

KT는 일부 지방판에 이 글을 게재했으나 한 기자로부터 글쓴이가 미군범죄자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 이날 저녁 배달판부터는 삭제한 채 배포했다. 한편 코리아타임즈 인터넷의 칼럼과 독자게시판에 올라간 글은 하루가 지나 삭제됐다.

케네스 마클 이병은 이 글에서 한국의 시민단체들에 떼밀려 현재 논의되는 소파 개정은 ´웃기는 일´(ridiculous)이라고 주장했다. 양갑수 편집부장은 "처음엔 단순히 독자로 받아들였으나 나중에 케네스 마클의 범죄상에 대해 낱낱이 알고 있는 사회부의 한 기자로부터 ´윤금이 씨를 살해한 문제있는 주한미군´이라는 말을 듣고 즉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양부장은 "일반적으로 영자지는 이슈가 생겼을 경우 신문에 목소리를 내기가 곤란한 외국인의 글을 큰 문제가 없으면 일단 싣곤 한다"며 "그러나 케네스 이병의 경우는 문제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한국i닷컴의 손상미 기자는 "인터넷 칼럼란에 올린 뒤 문제가 있는 기사란 말을 뒤늦게 듣고 하루 정도 늦게 삭제한 것 같다"고 말했다.

KT의 보도가 나가자 연합뉴스, 국민일보, 경향신문 등은 파렴치범으로 수감된 범죄자가 어떻게 인터넷을 이용해 이런 후안무치한 발언을 할 수가 있느냐며 시민단체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이에 대해 KT 양갑수 부장은 "먼저 인터넷에 글을 올린 것은 아니다"며 "그냥 편지형식을 기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차승렬 사무국장(31)은 "인터넷을 사용하든 편지를 썼든 수용자들이 가지는 자유까진 속박하고 싶진 않으며 전달과정은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건 그 내용"이라고 말했다. 차국장은 "파렴치범이 이런 망발을 하게 된데 대해 주한미군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다음 주중에 공식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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