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과 여대생 관계 패러디 사진, 역사 논쟁 촉발
이승만과 여대생 관계 패러디 사진, 역사 논쟁 촉발
조선일보·보수학자, 이승만 사진 조작 비판 등…'백년전쟁' 김지영 감독 "충분한 법률검토, 명확한 근거자료"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백년전쟁’을 두고 최근 보수 언론·학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새 정부 들어 역사 논쟁이 재점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가 원로들과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 이인호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전 러시아 대사)이 이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 차원에서 주의 깊게 봐 달라”고 청한 데 대해 수첩에 메모하며 ‘잘 살펴보겠다'고 답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보수 언론에서는 이 영상이 역사를 왜곡하고 사실을 조작했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한 역사학자들과 시민단체에서는 오히려 비판세력들이 지엽적인 부분만을 지적하며 시민운동을 탄압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포스터. 사진출처=역사정의실천 시민역사관 누리집
 

조선일보는 지난 15일 <원로들이 우려한 좌파의 인터넷 다큐 '백년전쟁'>이라는 기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영상의 번역과 사진이 조작됐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영상에서도 “미국의 원조를 받은 수많은 국가 중에 유일하게 한국만이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16일과 18일에도 영상의 기술적인 실수를 지적하며 보수학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강규형 명지대 기록대학원 교수는 18일자 조선일보 <일부 국사학자의 왜곡된 역사 인식> 제하 칼럼에서 백년전쟁 영상에 대해 “돈을 많이 들여 교묘하게 제작했지만 대선용으로 급히 만들어서인지 치명적인 실수가 여기저기 보인다”며 “역사관의 편향성은 물론이고, 내용도 오류투성이이니 포토샵을 이용한 사진 조작까지 자행하는 역사 왜곡을 저질렀다”고 몰아붙였다.

   
▲ 김지영 감독
 

이에 대해 영화를 제작한 김지영 감독(46)은 1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비롯해 명확한 근거자료를 가지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미 영상 제작 단계부터 법률적 자문과 검토를 끝냈고 민족문제연구소 사람들과 같이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역사적 사료와 영상을 제시하고 상대 측의 말도 안 되는 주장에 정확히 대응하겠다”며 “가장 효과적으로 널리 전달할 수단을 찾기 위해 협의 중이며 만에 하나라도 잘못된 것이 나오면 정확히 인지하고 은근슬쩍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 영화 '백년전쟁' 1편 '두 얼굴의 이승만' 중 갈무리.
 

1920년 6월 이 전 대통령과 여대생이 경찰서에서 범인 식별용으로 찍은 사진이 조작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노디 김과 용의자가 됐다는 것을 코믹하게 전달하기 위해 ‘유주얼 서스펙트’라는 범죄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이라며 “이 사진을 진짜 조작하려고 했다면 1920년대 실제로 용의자가 찍힌 사진을 쓰지 어떤 바보가 영화 배경 포스터 사진을 가지고 조작하겠느냐”며 반박했다.

백년전쟁 1편 '두 얼굴의 이승만'이란 영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46세 때 22세 여대생과 함께 여행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부도덕한 성관계를 목적으로 여자를 데리고 주 경제선을 넘는 것을 금지한 맨 법률(MANN ACT)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에 용의자 사진을 어떻게 찍었는지 확인해 보지도 않고 풍자 사진을 가지고 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며 “어떡하든 사소한 것을 꼬투리 잡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파트 전체를 조작으로 규정하고 추후 제작 영상에 대해서도 조작으로 몰아가려는 여론몰이”라고 비판했다.

   
▲ 영화 '백년전쟁' 1편 '두 얼굴의 이승만' 중 갈무리.
 

또 1편 영상에서 1948년에 미국 CIA가 만들었다는 보고서의 문장을 오역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영상에서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요약을 했지만 원문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자신의 출세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표현이 출세를 위해 양심의 가책을 보이지 않았다는 표현보다 완곡한 표현이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역사정의실천연대도 <과연 누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가> 제하 논평을 내고 “국가현안이 산적한 이때에 사회통합을 위한 지혜를 내놓지는 못할망정, 특정 사안을 거론하면서 민간단체가 20년 넘게 지속해 온 역사정의실천운동을 마치 중범죄라도 저지른 양 호도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국가안보’ 운운은 사실상 권력을 동원하여 시민운동을 탄압하라는 주문과 다를 바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주관으로 제작된 <백년전쟁>은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로 지난해 11월 1부 ‘두 얼굴의 이승만 : 당신이 알지 못했던 이승만의 모든 것’(52분)과 박정희 경제성장 신화의 허실을 파헤친 번외편 ‘스페셜에디션 프레이저보고서 : 누가 한국경제를 성장시켰는가?’(40분)가 먼저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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