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항쟁의 아픔을 다뤄 선댄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영화 <지슬>이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사이트 회원들로부터 별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의장의 고문 장면을 정면으로 다뤘던 <남영동 1985>,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픽션으로 각색한 <26년>에 이어 영화 <지슬>이 일베 회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9일 일베 사이트에 한 회원이 영화 <지슬>에 대해 비난하면서 포털 네이버의 영화 평점 코너를 링크해 놓고 "별점 폭탄이나 날려줘라"고 한 뒤 1~10점까지 매길 수 있는 별점 점수에 최하위 점수인 1점을 주는 모습이 계속되면서 시작됐다.

일베 회원은 "좌빨 특유의 감성팔이로 무고한 희생자 만들고 있네"라며 "군인들이 상부 지시에 의해 아무죄도 없는 민간인 학살한 잔인한 사건으로 만들어버림. 근대사라고는 쥐뿔도 모르는 멍청한 좌좀들 선동 할려고 별짓을 다하네"라고 비난했다.

영화 별점을 조직적으로 최하위 점수를 줘서 영화 평점을 깎는 것을 별점 테러라고 하는데 관련 글이 게시된 9일 이후 실제 급격히 1점을 주는 모습이 나타났다.

9일 이전까지만 해도 한줄 문장의 호평과 함께 9점대에서 10점 만점이 줄줄이 달렸던 별점은 9일 이후 1점대 별점이 이어지면서 14일 현재까지 평균 평점 6.88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디 'just****'는 9일 이후 수십차례에 걸쳐 1점짜리 영화 별점을 줬는데 영화 평에서 "5.18로 충분하면 됐지 4.3사건 까지 미화 하盧?"라고 썼다. "~盧"는 일베사이트에서 회원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뜻에서 쓰는 일종의 은어다.

아이디 'just****'로 일베사이트 아이디를 검색해본 결과에도 이 누리꾼은 일베 회원일 가능성도 높다.

일베사이트에서 아이디 'just****'로 올린 게시물을 보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선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베 회원들이 별점 테러를 하고 있다는 정황은 1점을 준 누리꾼들이 영화를 평한 문장에서도 발견됐다. 일베 회원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한 포털의 영화 <지슬>의 영화 별점 코너.
 
   
▲ 9일 한 일베 회원이 영화 <지슬>에 대해 '별점 테러'를 독려한 이후 조직적으로 최하위 점수인 1점을 주는 행태가 계속됐다.
 

지난 9일 올린 일베 회원은 영화 <지슬>에 대해 "감성팔이로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는데 1점을 준 누리꾼들의 평을 보면 "감성팔이 선동 영화"라고 쓴 내용이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 영화 평점 전력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개봉예정인 과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다룬 <퍼스트레이디>라는 영화에 대해서 호평을 하고, <남영동 1985>, <26년>이라는 영화에 대해서는 혹평을 하고 있다는 것이 영화 <지슬>에 최하위 점수를 준 누리꾼 대부분의 일치하는 패턴이다. 

예를 들어 아이디 'lki0****'가 쓴 영화평을 보면 영화 <지슬>에 대해서 "종북은 나라에 비극을 가져오는 암덩어리 같은 존재"라고 비난해놓고 과거 평점 전력을 보면 영화 에 대해서는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역사"라고 호평했다. 또한 영화 <26년>에 대해서는 "쇼를 하고 자빠졌네 영화라 부를 가치도 없는 쓰레기다좌좀들의 피해망상 영화"라고 비난하는 형식이다.

일베 사이트 회원은 그동안 영화 <경계도시>때부터 집단적인 별점 테러를 가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해 11월 당시 7점대의 별점을 기록했던 영화 <26년>이 최하위 별점을 무더기로 받으면서 5점대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고, 그 배후로 일베 사이트가 지목되기도 했다.

영화 <지슬>의 제작을 맡고 있는 자파리필름 측은 "영화 <지슬>은 전국지역에서 개봉하기 전이고 개봉을 하더라도 별점테러를 하고 있는 사람은 안 볼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화 자체도 선동성이나 이념과 같은 것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평가를 받고 있어 별점테러와 같은 논란은 큰 문제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영화 <지슬>은 지난 3월 1일 제주지역에서 우선 개봉했고 오는 21일 전국 지역으로 상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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