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규 "MBC 뉴스 안봐" 김C "파업버텨줘 고마워"
박완규 "MBC 뉴스 안봐" 김C "파업버텨줘 고마워"
[파업 콘서트] 시민 4000여 명 운집···이하늘 "MB정부 얼마안남아" "김재철 이제 그만"

MBC 파업 153일째 오로지 단 한 사람 때문에 모인 공연. 김재철 MBC 사장 헌정 콘서트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가 30일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열렸다.

MBC 방송 정상화의 걸림돌은 김재철 사장뿐이며 국민 여론도 김 사장 퇴진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공연의 목적이다.

MBC 뉴스 안본다는 박완규

공연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4000여 명(남대문경찰 추산 1500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메웠다. 공연은 정치인 간담회, 해직자들의 토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김재철 사장 퇴진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무대에 오른 가수들은 더 이상 김재철 사장의 체제 MBC는 용인할 수 없다며 MBC 파업에 대한 지지를 밝혀 큰 호응을 받았다.

첫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가수 박완규씨는 자신을 올해 나이 마흔이 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소개하면서 "나이 마흔이 된 남자들이 보는 방송 프로는 뉴스"라며 "감춰져 있는 게 뭔지, 부족한 게 있으면 무엇을 채울지를 보는데 현재 MBC 뉴스는 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이제 제가 여러분께 질문이자 부탁을 드리겠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진실과 소통을 위해서 눈물과 두려움, 슬프지만 진실을 전하기 위해서 정말 외로워서 눈물이 흘러도 진실의 바다에 뛰어들 수 있겠느냐"라고 물어 환호를 받았다.

<나는가수다> 시즌 2에서 MC를 맡고 있는 가수 이은미씨도 "어떻게 MBC가 파업 중인데 (나가수에)출연하느냐고 비난하시는 분이 있다"고 운을 떼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마음에 안 든다고 제가 국민이기를 거부할 수 없듯이 저는 가수인데 김재철 사장 때문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비겁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빗속을 뚫고 마음이 모아졌으니까 곧 우리 무한도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당분간은 제가 MBC를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DJ DOC의 이하늘씨는 김재철 사장을 정며으로 비꼬면서 관객을 포복절도케 했다. 이씨는 "MBC 파업을 지지 한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파이팅"이라고 외치고 멤버인 김창렬씨와 이재용씨에게 "김재철 사장이 있는 한 방송하기 힘들겠죠"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씨는 또한 "MB 정부가 얼마 안 남았다. 한번 잘못된 투표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죠"라고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뜨거운 감자와 김C는 "정의는 승리한다는 말이 도덕책에 나오는 허황된 문구가 아니길 바란다. 버텨줘서 고맙다. 꼭 정의가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르지 못한 각계 인사들도 영상을 통해 김재철 사장 퇴진 목소리를 전했다.

박범신 소설가는 영상 인터뷰에서 "제가 김재철 사장이라면 쪽 팔려서라도 물러나겠다"고 말해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외 탤런트 차인표씨, 변영주 감독, 탤런트 정찬씨, 가수 이상순씨, 신영복 교수, 조국 교수,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금태섭 변호사, 이상돈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정세균 민주통합당 의원,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 등이 영상 인터뷰를 통해 MBC 파업 지지의 뜻을 밝혔다.

영상 인터뷰를 끝으로 무대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도 "제가 취직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조합원들을)보니 반갑다. 이제 MBC TV  화면에서 보고 싶다"며 "여러분들의 생각과 행동을 지지한다. 정의의 길에 진실의 편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임기 채우겠다는 것은 김 사장 생각이고"

최일구, 김수진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정치인 간담회에서도 김재철 사장은 퇴진의 대상일 뿐이었다.

여당 의원으로 이번 콘서트 출연 의사를 밝혀 큰 관심을 받았던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MBC는 국민의 것이다. 사장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조의 것도 아니고, 국민의 것"이라며 "정상적이지 못해서 정상적으로 바로 잡아서 국민들한테 돌려드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김재철 사장이 8월 방문진 교체에 따라 김재철 사장의 거취를 결정한 것은 합의된 것이 아니라는 새누리당의 입장을 인용해 조합원들에게 임기를 채우겠다는 편지를 쓴 것에 대해서도 "김 사장께서 보낸 편지 내용은 그 분의 생각일 뿐"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여권 내에서도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답변이다. 남 의원은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서 방송 왜곡을 하지 못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이 발의한 낙하산 방지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남 의원과 함께 무대에 오른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과 노회찬 통합진보당은 한발 더 나아갔다.

박 의원은 "현재 지금의 MBC는 사장 구조 자체를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한다"며 "MBC 사장을 직원들이 뽑는 직선제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한 "검찰이 민간인 사찰과 내곡동 사저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원숭이에게도 검사복을 입혀놓으면 저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는데 MBC 김 사장이 원숭이 방송을 하지 않았으면 정말 좋겠다"면서 "사장님에서 빨리 내려와서 그냥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라"로 일갈했다.

노회찬 의원의 입심도 뒤지지 않았다. 노 의원은 MBC가 자신의 사진을 싣고 MBC 노조 파업이 정치 파업이라고 비난한 신문 광고에 대해 "그분이 미친 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스물한 분의 정치인들이 파업 현장에 갔다고 사진을 실어놓고 이래도 정치 파업 아니냐고 했는데 MBC 파업이 정치 파업인지 그럼 경제 파업이냐, 정치 사장 물러나라고 해서 국민들이 지지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어 노 의원은 "김 사장이 쫓겨나기 전에 자기 발로 내려오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며 "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2014년 임기를 마치는 동안 여의도 사옥 건물 지하 1층의 대형 감방에서 임기 채우도록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 때문에 서로 억울한다는 사람들

공연은 김재철 사장 때문에 서로 억울한다고 한 사람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한껏 달아올랐다.무대에 오른 사람은 파업 돌입 이후 해고를 당한 정영하 노조위원장과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

최 PD와 박 기자는 왜 자신이 해고를 당했는지 모르겠다며 서로 자신이 가장 억울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량 징계 사태가 얼마나 자의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풍자이다.

최승호 PD는 "사실 진짜 억울하다"며 "150일 파업을 한 (정영하)위원장이니까 해고를 당했고, 박성제 기자는 보직 간부 팀장으로 사측에 반대한 것은 좀 불량한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 저는 조합원 한 사람으로서 위원장이 내려오라고 해서 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제 기자는 최 PD의 말에 "저야말로 정말 억울하다. 최승호 PD는 검찰과 싸우기라도 했다. 제가 왜 해고를 당했는지 짐작이 가는 것은 최 PD와 친하게 지낸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영하 위원장도 "최 PD는 9년 전 노조위원장이고, 박성제 기자는 4년 전 노조위원장으로 저는 두 분의 조합 지도부에서 일을 했다"며 자신도 이들과 친하게 지내 해고를 당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시민들은 코미디 같은 해고자들의 대화를 보면서 폭소를 터뜨렸지만 이내 이들 가족의 인터뷰를 보면서 숙연해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승호 PD 부인인 이근수씨는 영상을 통해 "김재철 사장이 모르는 게 하나 있다. 힘들면 빨리 들어올 줄로 아는데, 이들 조합원 뒤에는 가족들이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해직자들의 토크 콘서트는 공연에 온 시민 4000여 명이 함께 부르는 합창으로 마무리됐다. 토크 콘서트 사회를 본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두 분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란다"는 말로 시작해 시청에 모인 모든 시민들이 일제히 일어나 를 부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마지막 공연 무대는 수십년 만에 원년 멤버가 모여 이번 공연을 복귀 무대라고 밝힌 들국화가 채웠다.

들국화는 "MBC를 굉장히 사랑한다"는 짧은 말로 파업 지지의 뜻을 밝히면서 히트곡 <행진>을 시작으로 무려 세곡을 부르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공연은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징계를 당한 200여명의 조합원 중 50여명이 무대에 올라 들국화와 함께 <사노라면>를 부르면서 끝을 맺었다.

인천 구월동에서 왔다는 정모(32)씨는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합의를 했고, 오늘 콘서트에서도 김재철 사장 퇴진은 이미 대세인 것 같다"며 "하루빨리 사장직을 내려놓은 것이 국민이 바라는 것이라는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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