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1일 출범했다. 조중동대 비조중동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조중동을 제외한 타 신문은 '미디어 대재앙'을 예고하며 '반격'에 돌입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에 '백지광고'를 내보내고, 종편출범의 폐해를 집중보도하며 '보도투쟁'을 선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총파업에 나선다.

비조중동 신문이 '분노'하는 사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종편 사업권을 거머쥔 보수언론들은 '신바람'이 났다. 이들은 이날 지면을 통해 자사 종편 홍보에 열을 올렸고, 오후엔 성대한 개국 축하쇼를 연다.

종편의 광고 직거래로 인한 미디어 생태계 붕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미디어렙법 입법을 또 미뤘다. 이 와중에 지난 2007년 대선 이후 단독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박근혜는  종편 인터뷰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홍준표 재신임으로 마무리되는 듯 했던 한나라당 '쇄신안'은 진통을 겪고 있다.  여지도부는 30일 홍준표 재신임에 제동을 걸었다.

다음은 1일 아침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졸속 종편>
국민일보 <울진 원전 증기발생기 중대 결함>
동아일보 <한국 민주주의, 죽어야 산다>
서울신문 <파워 카페 비양심 '꼼수'>
세계일보 <퇴직금 깨고...적금 깨고...'빚의 역습'이 시작됐다
조선일보 <2년후 적자 제로 목표 정부, 2개월만에 포기>
중앙일보 <오늘, 미디어 빅뱅>
한겨레 <조중동 종편 동시 개국...여론, 민주주의 질식 위기>
한국일보 <당신이 SNS, 정부가 강제 차단할 수 있다>

종편 출범 비조중동“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족벌언론을 제외한 신문업계는 종편 출범이 미디어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여론 왜곡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비조중동 신문들은 조중동매 종편 채널 TV조선, jTBC, 채널A, MBN의 개국에 맞춰 '반격'에 나섰다.

가장 강력한 항의에 나선 신문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다. 양 신문은 1면 하단에 '여론 다양성 훼손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미디어 광고시장을 어지럽히는 조중동방송을 반대하는 뜻으로 오늘 광고를 싣지 않습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백지광고'를 내보냈다. 신문의 주 수입원인 광고임을 감안할때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또한 양사는 종편 개국일에 맞춰 총파업에 나서는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의 인터뷰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 경향신문 12월1일 1면 백지광고
 

경향신문은 1면 제목은 <졸속 종편> 네 글자로 간결했다. 경향은 이 기사에서 개국 이틀 전에야 채널 협상을 마무리 한 것을 두고 "종편들이 준비가 더 된 상황에서 개국을 강행한 것에 대해 광고,홍보회사들은 '한마디로 총체적 민폐'라고 말했다"며 또한 "종편사들은 '방송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12월4일까지 프로그램만 짜인 상태여서 부실함이 곳곳에서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이어 종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솔직히 우리도 아슬아슬하다. 경쟁사 일정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라며 졸속 개국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 경향신문 12월1일 1면
 

전날에 이어 2,3면에서는 미디어렙법 처리 없이 종편이 개국해 광고직거래로 인한 폐해를 조명했다. 헌법재판소는 2008년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 판매대행 독점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국회에 대채 입법을 권고했다. 판매대행사에 관한 법률이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편의 광고 직접영업은 국회가 아무 행위도 하지 않으면 저절로 이뤄진다.

경향은 2면 <광고판매대행법도 없이 종편 개국> 기사에서 "방송사가 직접 영업을 하면 기사와 광고를 맞바꾸는 직거래가 가능해진다"며 "이는 광고시장의 공정 질서를 저해하는 행태이자 편성,제작,보도는 광고 영업과 분리돼야 한다는 저널리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면 <신문 업은 종편 "1면에 100억 달라" 대놓고 협박> 기사에서는 "기업들은 요즘 조선,중앙,동아,매일 종편의 개국에 맞춰 '막가파식' 광고 주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종편은 미디어렙 관련 법안이 표류하는 틈을 노리고 주요 광고주인 기업들을 상대로 광고와 협찬을 강요하고 있다. 신문의 영향력을 앞세운 종편의 무리한 광고 요구는 언론의 공정성은 물론 광고시장 붕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경향은 사설 <졸속 종편, 미어렙법 만들고 왜곡보도 감시해야>를 통해 "막나가는 정권이 언론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짓을 저지를 때 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것은 방조행위가 된다"며 "미디어렙법 제정을 포함해 올바른 언론을 지향하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결코 포기해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도 1면 머리기사와 2.3,4면을 할애했다. 한겨레는 1면 <조중동 종편 동시 개국...여론, 민주주의 질식 위기> 기사에서 "지난 10년동안 정체돼 있는 방송광고 시장에서 종편 4곳의 출현은 여론 다양성의 토대가 되는 작은 매체의 생존에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한겨레는 2면에서 황금채널 부여, 의무전송 강제, 제작규제 완화, 중간광고 허용 등 각종 특혜 논란을 지적하고, 3면에서는 종편 콘텐츠 분석을 통한 여론 다양성 훼손 가능성을 제시했다.

3면 <'안티 포퓰리즘' '인간 박정희...개국프로부터 보수 편향> 기사에서 "종편들은 이미 보수, 친기업 편향 시각이 그대로 베어있는 드라마와 교양 프로그램을 개국 특집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신문 방송의 취재부서를 한 공간에 두고 밀접하게 협업하겠다는 방침 역시 신문의 편향적 논조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 한겨레 12월1일 4면
 

1개면을 할애한 서울신문은 8면 <신문, 방송 거머쥔 '특혜공룡' 출현...미디어 생태계 위협> 기사에서 각종 특혜를 지적하며 "종편 방송사들은 지상파처럼 보도, 교양, 오락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보내는 신규 사업자들로 언뜻 볼거리가 늘어날 것처럼 보이지만 방송의 질적 저하와 미디어 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일보는 1개면을 할애해 2면 <"그들만의 잔치가 될것" 야권, 축하행사 보이콧> 기사에서 "온갖 특혜를 업고 출범하는 그들만의 '자축 팡파르'를 지켜보는 주변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조중동은 연일 이어지는 우려와 비판에도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와 4,5,6면 그리고 사설까지 종편 출범을 홍보했다. 동아일보 역시 1~3면을 할애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김연아를 내세워 자사 채널을 알렸다.

미디어렙 입법 여야 엇갈린 행보...박근혜는 종편 인터뷰

비조중동 신문들이 보수여론의 독과점과 민주주의 상실을 우려하며 미디어렙 입법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야 행보는 엇갈리고 있다. 종편 개국을 하루 앞둔 30일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6인 소위원회가 열렸지만 결론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여야는 "올해 말까지 미디어렙 법 제정 또는 개정해 처리할 것'과 '미디어렙법 입법시 중소방송사 지원을 위해 한국방송광고공사 체제의 지원 수준 이상을 반드리 유지하도록 강제규정을 둔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평행선을 달린것으로 알려졌다.

   
▲ 한겨레 12월1일 5면
 

한겨레는 5면 <국회 '거대언론 눈치보기...미디어렙법안 또 미뤘다>기사에서 "그동안 미어렙법 관련 당론을 정해지 못했던 한나라당은 지난 10월 종편을 미디어렙에 포함시키지 않고 자율적으로 영업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날 6인 소위에서도 이러한 의견을 고수했다:며 "그러나 6위 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종편을 미디어렙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권이 이처럼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거대 언론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종편 채널을 당장 미디어렙법 안에 당장 포함시키기가 부담스러워 시간을 끌고 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은 종편 개국 행사에 참석하고, 2007년 대선 경선 이후 단독 인터뷰를 하지 않아왔던 박 전 대표는 29일 당 쇄신 연찬회가 진행되는 동안 종편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겨레 12월1일 5면
 

한겨레는 5면 <박근혜 종편 연쇄인터뷰 '대선 우군' 편들어주기> 기사에서 한나라당 고위 공직자의 말을 인용해 "미디어렙법 처리 국면에서 종편이 여론 편중과 독점우려를 지적했던 분이 그동안 하지 않던 인터뷰를 종편 개국에 맞춰 하는게 말이 되느냐. 자기 말을 스스로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 '쇄신안' 분열

'재신임으로 마무리되는 듯 했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거취 문제가 30일 당 최고위원들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한국일보는 5면 <'홍준표 재신임' 제동 건 與 지도부> 기사에서 "전날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지도부 사퇴론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다수의 최고 위원을 비롯한 상당수 참석자들은 '홍대표 체제를 재신임하는 형식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 경향 12월1일 6면.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해온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대다수가 '현상 유지를 하면서 정책 쇄신, 공천 쇄신으로 이 문제를 풀자'고 하는 의견을 들으면서 당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기득권 포기, 자기 희생을 전제로 더 큰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해법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6면 <친박, 홍준표, 쇄신파 '신주류 3각 협력' 삐걱'>기사에서 "한나라 신주류 세 축이 삐걱대고 있다"며 "쇄신파가 여권의 쇄신 방향과  폭을 놓고 이견을 노출한 것이다. 세 축은 당장 홍 대표의 교체 여부를 놓고 이해 관계가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쇄신파 다수는 '홍준표 사퇴-박근혜 전면등판'을 요구하고 있고,친박 의원들은 정책 쇄신이 먼저"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도부 교체를 놓고 박 전 대표는 일단 홍 대표의 손을 들어줬지만 향후 당에서 공천 논란이 커지고, 쇄신 논의가 지지부진해지면 변화를 택하고, 쇄신파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