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4일 성기 노출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박경신 고려대 교수에게 경고 성명을 낸 것과 관련, 전자프론티어재단(EFF)이 공개 서한을 보내 주목된다. 전자프론티어재단은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 수호와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보 접근권의 확대 등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 비영리 비정부 기구다.

EFF는 6일 방통심의위 박만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보낸 이 서한에서 “우리는 방통심의위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는 박 교수의 주장을 지지한다”면서 “방통심의위는 박 교수와 박 교수의 블로그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고 표현의 자유를 포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FF는 이와 별개로 홈페이지에 올린 “온라인 검열 보다 더 나쁜 건 비밀 온라인 검열(In South Korea, the Only Thing Worse Than Online Censorship is Secret Online Censorship)”이라는 글에서 “한국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평가했다.

EFF는 “한국은 광범위하면서도 애매한 규제로 단순히 음란물 차단을 넘어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콘텐츠까지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FF는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전기통신사업법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는 이 법을 방통심의위라는 규제 기구로 대체해 존속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EFF는 “방통심의위의 심의회의가 대중에게 공개돼 있긴 하지만 참여 절차가 매우 번거로운데다 달마다 1만개 이상의 URL을 차단하는 등 광범위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FF는 “심지어 검열된 URL의 저자는 해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EFF는 “방통심의위는 과연 어떤 콘텐츠가 한국 사람들에게 적합한지 결정하기에 투명성과 책임성이 부족하다”면서 “박 교수의 사례에서 보듯이 다른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FF는 “국제적 압력이 국가 검열 시스템의 문제를 드러내고 한국 사회에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FF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청와대 앞으로 보낸 공개 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