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똑똑히 들으시오. 조선의 국모를 죽인 이토는 무죄. 국가의 원수를 죽인 나는 유죄. 일본법은 왜 이리 엉망이란 말이오? 대한의군의 참모중장으로서 적장을 손 것이므로 내게 적용할 법은 어느 한 나라의 법이 아니라 육전 포로에 관한 국제법이오.”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재판과정에서의 진술이다.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황병훈 춘천MBC PD는 안 의사의 현재에도 되살리고자 최근 <100년 만에 드러난 새 얼굴/안중근을 보다>를 저술했다. 방송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안중근 의사 고향땅과 중국 뤼순 감옥을 취재, 다큐를 제작 방송했던 황 PD는 저술동기에 대해 “이기심과 기회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안중근의 리더십이 부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살해를 통해 일본침략의 부당함을 전 세계에 알리고, 희미해져가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되살리고자 했다. 책에서는 죽음을 택하는 과정에서 제시한 ‘동양평화’라는 논리, 옥중 집필한 ‘동양평화론’에 나온 그의 정신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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