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의 계정이 삭제됐다. 트위터리안들이 진 의원의 계정을 집단 블록(차단)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진성호 의원실 관계자는 "11일 진 의원의 계정이 삭제된 것이 사실이며 현재 복구 신청을 해둔 상태"라고 밝혔다.

진성호 의원은 소설가 이외수씨를 겨냥, "트위터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해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외수씨는 치킨회사 BBQ를 홍보하는 대가로 농촌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진 의원은 "원산지 허위표시로 BBQ가 압수 수색당하자 뒤늦게 자신이 BBQ 홍보맨이었음을 고백했다"면서 "국내서 가장 많은 트윗 팔로워수를 이용, 일종의 돈벌이를 한 셈이다, 말세다"라고 비난했다.

진 의원의 계정 삭제는 BBQ 논쟁과 관련,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블록이 늘어나자 트위터에서 스팸 처리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진 의원의 트위터 계정은 10일 저녁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격려하러 중국으로 날아간다"는 트윗을 마지막으로 남긴 뒤 삭제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트위터 블록 최대 기록에 도전하는 모양"이라거나 "지못미 블록"이라는 트윗이 떠돌기도 했다.
 

	▲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의 트위터 계정이 강제 삭제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트위터가 공개한 스팸 처리 원칙에 따르면 트위터가 사용자의 계정을 정지시키는 기준은 다음 16가지다. 원문 확인은 http://help.twitter.com/forums/26257/entries/18311.

1. 단시간 내에 대량으로 팔로잉 수를 늘린 계정.
2. 수동이 아닌 자동으로, 즉 팔로잉/팔로워 관리 툴을 사용하여 단시간 내에 여러 사람을 팔로우 했거나 언팔로우 한 계정.
3. 팔로워 수를 늘려서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자 반복해서 여러 사람을 팔로우 했다가 언팔로우 하는 계정.
4. 팔로잉 수보다 팔로워 수가 현저히 적은 계정.
5. 다른 웹사이트로 통하는 하이퍼링크만 계속해서 올리는 계정.
6. 일정 수 이상의 사용자가 블록한 계정.
7. 여러 번에 걸쳐 스팸 신고를 받은 계정.
8. 한 사람이 똑같은 내용의 트윗을 여러 계정을 이용해 올리거나 똑같은 트윗을 여러 번 올리는 계정.
9. 내용과 관련 없는데도 트렌딩 토픽이나 인기있는 주제의 해쉬태그를 포함해 여러 개의 트윗을 올리는 계정.
10. 똑같은 내용이 담긴 리플라이를 대량으로 보내는 계정.
11. 광고를 목적으로 다른 웹서비스나 기타 웹사이트로 통하는 링크를 포함해 불필요한 리플라이를 대량으로 보내는 계정.
12. 허락 없이 다른 사용자가 올린 트윗을 재생산하는 계정. (리트윗과는 다름)
13. 비정상적 방법으로 단번에 팔로잉, 팔로워를 모아 그 목록을 팔려고 시도하는 계정.
14. 팔로워 수를 늘려주겠다는 사이트를 사용하거나 광고하는 계정. (예: follow trains)
15. 악성 프로그램, 피싱 사이트 등 악의적 내용이 담긴 웹사이트로 향하는 링크를 올리는 계정.
16. 배경 그림이나 프로필에 외설, 포르노 사진을 쓰는 계정.

진 의원은 6번에 해당하는 경우로 추정된다. 정확한 기준은 밝혀진 바 없지만 하루 50명 이상 블록을 당할 경우 기계적으로 강제 삭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집단적으로 블록하거나 스팸 신고를 하는 것만으로도 계정을 삭제하는 일이 가능하다는데 있다. 과거에도 트위터에서 정치적 논쟁을 벌인 뒤 계정이 삭제된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평소 안티 팬이 많았던 진 의원의 경우는 집단적인 움직임이나 사이버 테러의 가능성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향후 비슷한 사례가 빈번하게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계정이 삭제되면 자신이 과거 썼던 글은 물론이고 팔로워·팔로잉 목록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된다. 트위터에 쌓은 아이덴티티가 하루아침에 통째로 사라지는 셈인데 통보조차 해주지 않아 여러 차례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구제 방법 또한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복구 신청에서 처리까지 최소 30일 이상 걸리는 등 한번 삭제된 계정은 복원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게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복원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