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착한 시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경향이 메타블로그 크로스(khross.khan.kr)를 선보인 뒤 어떤 작품을 내놓을까 잔뜩 기대했던 이들에겐 조금은 심심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깊은 뜻’을 헤아린다면 심심함과는 거리가 멀다. 작지만, 확실한 실천,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터. 게다가 그것이 지구촌과 같이 호흡하는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경향은 지난 8월 말 통합뉴스룸을 위한 디지털뉴스국을 출범했다. 9월과 10월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고 리얼타임 뉴스를 강화하는 한편, 독자와 호흡하며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랙티브팀은 그런 경향의 새 도전 중 하나다.
지난 8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서 만난 구정은(39·사진) 인터랙티브 팀장은 “1년 동안의 프로젝트를 통해 착한 시민이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대로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지 말아달라. 그건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앞으로 독자에게 물을 생각이다. 그게 진짜 인터랙티브가 아닌가.”
구 팀장은 창간기획을 준비하면서 바른 생활 블로그를 제안한 후배의 아이디어를 ‘착한 시민 프로젝트’로 발전시켜 보기로 했다. ‘착한 시민’이란 세상을 바르게 사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민 정도로 정리했다. 기왕 할 거라면 독자와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석 달로 계획했던 일정도 아예 1년으로 늘려 잡았다. 창간일마다 반복되는 기사를 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창간 때만 되면 언론사들이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기사를 쓰죠. 실천 없이 원칙만 밝히는 그런 기사는 쓰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가 말하는 그런 언론이 되는 것을 직접 보여주자 싶었죠.” 작은 실천을 통해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촌 시민으로서의 바른 삶을 고민해보자 게 경향의 생각이었다.
▲ 경향신문 구정은 팀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 ||
경향은 착한 시민 프로젝트로 11월 ‘좋은 먹거리 나쁜 먹거리-라벨을 살펴라’, 12월 ‘마트 문화 뒤집기’, 2011년에는 ‘대중교통만으로 돌아다니기’, ‘이 물건의 고향은 어디인가’ ‘까칠하게 권리 지키기’. ‘게릴라 작전, 도심에 나무심기’ 등을 차례로 시도해 볼 생각이다. 1년 프로젝트니 아직 6개의 아이템이 더 필요하지만, 이것 역시 독자에게 귀를 열고 의견을 들을 생각이다.
그는 “우리의 시도는 진보일 수도 개혁일 수도 있지만, 경향은 앞으로 시민의 참여를 기반으로 우리 사회에 근원적인 문제를 화두로 던지며 함께 답을 찾아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착한 시민이 되려는 노력이 경향이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한다고 그는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