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은 2월24일 발행한 738호의 ‘삼성 광고 중단 2년 무엇을 남겼나’기사에서, 한겨레신문사가 마치 삼성그룹의 광고 중단에 굴복한 것처럼 보도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미디어오늘은 한겨레신문사 몇몇 기자들의 익명 멘트를 통해 한겨레가 지난 2년 동안 광고를 앞세운 삼성의 힘에 눌려 제대로 비판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하면서 유감스럽게도 구체적인 사례를 단 한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왜일까? 그런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삼성의 광고 중단과 삼성 관련 보도를 연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왔다. 광고 재개를 바래 감시자의 역할을 소홀히 한 적이 없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특별사면 관련 기사를 보면, 한겨레와 다른 나머지 언론들의 보도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 한겨레는 삼성의 광고 중단에 보복성 기사로 대응한 적도 없다. 삼성의 경영실적이나 기술력, 사회공헌 활동 등 높이 살 만한 대목들은 평가에 인색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은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말한다 광고가 한겨레에 실리지 않은 것을 두고 “최대 광고주의 ‘보복성 광고 중단’에 무릎을 꿇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 억측이다. 이 책의 출판사는 그동안 김 변호사의 폭로를 철저히 외면해 온 보수신문에 먼저 광고 게재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한겨레신문사를 찾아왔다.

한겨레신문사 광고국은 이 출판사에 책 광고에 흔히 적용해주는 할인가격이 아닌 정상가격을 제시했다.
광고가 나가면 날개 돋친 듯 팔릴 것이 분명한 책이었기에 광고료를 제대로 낼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미 사회면 통단으로 김 변호사의 책을 대문짝 만하게 소개했는데, 뭐가 무서워 광고를 거부했겠는가?
한겨레신문사 정관 전문에는 “편집권 독립을 통해 신문이 걸어야 할 정도를 지킨다”고 명시돼 있다. 한겨레의 존재 이유이다. 박봉에도 한겨레신문사에서 일하는 보람이다.

한겨레신문사는 지난해 삼성 광고 없이도 흑자를 냈다. 경제위기까지 겹쳐 몹시 힘들었지만 임직원들의 자기희생과 헌신을 통해 난관을 극복했다. 모든 임직원이 상여금 절반을 반납했고 6개월 동안 유급휴직도 시행했다. 이 기간 동안 대표이사는 급여를 전액 반납했다. 삼성이 빠져나간 광고 지면을 메우기 위해 광고국 직원들은 발이 닳도록 뛰었다. 더 근본적으로는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경영구조의 혁신에 나섰고, 그 결과 콘텐츠 판매 수입을 증대시켰다. 이런 성과들이 바로 ‘삼성 광고 중단 2년이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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