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는 소셜미디어에 넘겨줬다"

많은 언론사들이 트위터를 위시한 소셜미디어 앞에서 실시간성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속보 기능에서 끝없이 뒤처지면서 언론사만의 특화된 영역에 집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특히 사회 각 주체들이 너도나도 소셜미디어를 개설해 여론전에 나서게 되면서 언론사의 단순 스트레이트 기사는 그 가치 자체가 희석되게 됐죠. 굳이 다음날 나온 신문에서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긴 듯한 1~3단짜리 스트레이트 기사를 볼 이유는 없습니다. 보도자료 그대로를 들여다보는 게 오히려 오해를 줄이고 내용을 깊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죠.

그렇다고 실시간성을 언론사들이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지진이면 지진, 대형 재해면 재해, 기타 사건 사고에 이르기까지 이들 영역은 저널리즘이 놓치지 않아야 할 중요한 취재 대상임은 부인해서는 안됩니다. 속보는 속보대로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고 원인과 진단, 해설, 전망에 이르는 기사 생산의 기본 흐름은 따라가는 것이 언론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전략이 여전히 존재하고 유효하다면 현재의 방법론을 바꾸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는 아주 적합한 툴이기 때문입니다. 시민저널리즘이 그렇게 탄생했고 최근의 소셜미디어는 시민저널리즘을 아주 융합하기 편리한 형태로 재가공해 주고 있습니다. 필터링도 해주고 있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민저널리즘을 향해 제기됐던 수많은 부정적 목소리를 대거 잠재울 만한 훌륭한 기술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툴은 언론사의 선택과 집중을 가능하게 합니다. 실시간성을 시민들과 일부 현장 기자에게 맡기고, 내부 뉴스룸 인원은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데 집중함으로써 시민과 프로 기자 간의 '환상적 결합'(오마이뉴스가 추구해왔던)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죠.

시민과 기자의 새로운 결합 모델 '시민참여형 라이브 트윗팅'

그 하나의 툴을 소개할까 합니다. '시민저널리즘형 생중계' 방식이라고 명명해보겠습니다.

얼마전 editor's weblog에 올라온 글 중 하나가 Newspaper liveblogs local council meetings 였습니다. Manchester Evening News의 livebloging 사례였습니다. 지방정부의 회의를 다양한 멀티미디어 툴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시도를 한 것이죠. 이 건은 여러 언론에 의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라이브 툴을 통해 내부 기자와 자매지 기자는 실시간으로 현지 회의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일반적인 언론에서 예를 들면, 정당 등의 공개 회의일 경우 기자들은 기자수첩에 빽빽하게 혹은 노트북에 발언록을 하나하나 옮겨 적습니다. 정리하고 나면 a4 수 페이지 이상이 될 정도로 많은 분량의 발언이 옮겨적히게 됩니다. 기자수첩에 적을 경우 종종 생략되는 발언들도 있겠죠.(물론 기자들끼리 발언록을 공유하며 하나하나 대조하기도 합니다.)

이 관행을 새로운 툴로 대체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솔루션으로는 CoverItlive입니다. Manchester Evening News도 이 툴을 사용해 지방정부의 일종의 공개 실국장회의를 실시간 라이브로 전달했습니다.

사용법도 간단합니다. 실시간 라이브 트윗팅(포스팅) 플랫폼에 글을 노출시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계정을 입력하면 분 단위로(일부는 5분 단위)로 쓴 글이 올라옵니다. 관련 트윗을 올리는 트위터 사용자의 계정만 추가하면 언제든 시민들이 직접 쓴 트윗도 노출시킬 수 있죠. 뿐만 아니라 특정 키워드를 지정해두면 키워드가 삽입된 트위터의 모든 글을 불러와 이 플랫폼에 뿌려줍니다. 이슈 태그, 해쉬태그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물론 수시로 세팅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폴 기능도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보며 간단하게 설문조사도 할 수 있습니다. 실사간 영상 중계를 할 경우 툴에 함께 붙일 수도 있습니다. 상당히 진화된 솔루션이라는 걸 절감하실 겁니다. 이러한 지점에서 기자와 시민기자가 만날 수가 있습니다.

Northampton에 있는 한 신문사는 이 툴을 자사의 뉴스룸에서 활용을 한다고 합니다. 뉴스 리포팅의 한 과정으로 독자와 기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데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전체가 아닌 특정인만의 글을 피딩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가능한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소개해드린 적도 있지만 허핑턴포스트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트위터를 이용한 라이브 생중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체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 가운데 한 곳입니다.

라이브 트윗팅 하며 수익도 얻는다

최근에는 CoverItlive가 이 툴을 활용해 수익을 Sharing하는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언론사는 실시간 중계를 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좋고 CoverItlive는 솔루션을 퍼뜨리고 수익도 낼 수 있어서 좋기에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언론사가 자신의 취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수많은 툴들이 전세계에 걸쳐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선 언론사를 위한 솔루션 개발 업체가 적은 게 사실입니다. 사업성이 떨어지고 적용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결국 언론사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이탈하고 있는 독자를 다시 잡기 위해선 소셜미디어를 어떤 방식으로든 끌어안고 융합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속보에 뒤지기 때문에 포기할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끌어안음으로써 새로운 독자를 유입하려는 노력들이 지금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손을 내밀면 아니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더 많은 독자들이 다시 언론사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의 위기를 누구 탓이 아니라 내탓으로 돌리고 혁신하는데 매진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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