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YTN사장이 노조의 출근저지 124일째인 18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어 전무이사 자리를 신설하고 배석규 CU미디어(구 YTN미디어) 상임고문을 새 전무이사에, 김사모 총무국장을 경영담당 상무에 임명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는 강철원 보도국장 직무대행, 문중선 편집부국장 직무대행에 이어 구 사장을 도울 수 있는 인물들로 본격적인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며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또 하나의 낙하산이 투하됐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지난 4∼5월 구본홍 사장설이 나올 당시 배석규 고문이 YTN 전무로 온다는 설이 파다했는데 반년 만에 설이 현실이 됐다”며 “배씨를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총력을 다해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YTN노조는 이어 “다들 비상 경영이라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국에 전무자리를 신설하는 등 역주행을 하고 있다”며 “그 면면이 구씨를 구하기 위한 낙하산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배석규 전무는 “아직 성명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낙하산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음해”라고 일축했다.

김백 경영기획실장은 “다른 신문사나 방송국의 경우 사장 직함 바로 밑에 회사를 총괄하는 자리가 있는데 YTN은 그간 사장이 모든 자리를 독점해 왔다”며 “이번 인사로 사장의 독단적인 결정을 제어하는 구조를 갖게됐다”고 말했다.

앞서 구 사장은 17일 사내 공지를 통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가 지난 13일 <뉴스 오늘> 생방송 중 화면에 ‘공정방송’ 문구를 내보낸 것과 관련해 “방송법을 위배했을 뿐 아니라 사규를 명백히 어긴 중대한 불법 단체 행동”이라며 “유사한 불법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안전 요원을 배치하는 등 곧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구 사장은 20일 오후 3시에 인사위원회를 열어 공정방송 문구 방송과 관련해 징계 대상과 징계 방침 등을 정하기로 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어 노조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은 지난 14일에는 노종면 위원장과 현덕수 전 위원장, 조승호 정치부 기자,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 등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종면 지부장은 “이러한 일련의 행태는 구씨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해 최후의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라며 “회사 쪽의 추가 고소에 당당히 대응할 것이며 보복성 보직박탈과 징계 협박에도 의연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는 오는 20일을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로 정하고 △YTN 시청하기 △인터넷과 기관지 노보 등에 YTN 조합원 격려 글 싣기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YTN투쟁 격려 광고 싣기 △YTN 블랙투쟁 동참하기 등을 행동지침으로 정했다. 이날 오후 7시 서울역 광장에서는 ‘YTN 촛불 문화제’가 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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