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국내외 금융위기 여파로 올해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등 경영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인력효율화 및 본사기능 자회사 이양 등 아웃소싱 방안, 명예퇴직제, 능력급제 등의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대적인 경영개선책 수립방안을 세우고 있다.

이병순 KBS 사장 주재로 10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여 동안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비상경영 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지금의 경영위기를 10년 전 IMF 당시 경영위기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노력 발표 및 전사적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KBS는 밝혔다.

   
  ▲ 이병순 KBS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 인력효율화·본사기능 자회사 이전 등 아웃소싱 검토…첫 비상경영대책회의

이날 참석자들은 이 사장을 비롯해 경영진과 팀장, 지역 방송총국장, 지역 방송국장 등 200여 명에 이른다. 이 자리는, 이들과 이 사장과의 첫 대면자리이자 첫 비상경영대책회의였다.

KBS는 이날 밤 8시 이후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어 회의 참석자들이 △KBS 인력효율화 △기능 일부 자회사 등에 이양 등의 아웃소싱 방안 △팀장급 간부들의 임금(상여금 100%) 자진 반납 등을 논의했고, 구체적인 제작비 절감 방안 등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KBS는 현 경영상황에 대해 "올해 9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내년 적자규모가 1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은행 차입금도 올해 말에는 1800억 원을 넘어서 내년에는 자본금 규모에 육박하는 2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BS가 밝힌 자구노력 방안 중 인력효율화와 관련해 김동주 홍보팀장은 "예를 들어 '시니어그룹의 재교육 통한 업무능력 고취' '핵심역량을 콘텐츠 제작유통에 집중하는 한편, 유지보수 인력은 최소화' '21개 직종 50여개 직무로 된 현 직업군을 직무만 남기고 직종을 폐지하는 방안' '능력직급제 확대' 등이 해당된다"며 "직종 폐지의 경우 극단적으로는 '기자' 'PD' 직종 폐지라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적자원센터에서 제안한 방안으로 "지방MBC가 올해 이미 추진한 것처럼 명예퇴직제, 안식년제, 능력급제 확대와 관련해 구체화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KBS 홍보팀 관계자는 전했다.

KBS가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비상경영회의 논의내용을 중심으로 머지않아 강도 높은 경영개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김동주 홍보팀장은 "최소한 타사보다는 더 자구노력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전경. 이치열 기자  
 

"강도높은 경영개선대책 마련될 것…특파원 규모축소·간부 상여금 자진반납 논의"

KBS 팀장급 이상 간부들은 이날 회의에서 특파원 규모를 축소하거나 특파원 지국을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김동주 홍보팀장은 "특파원 규모축소 및 지국 통합의 필요성도 거론됐고, 팀장급 이상 간부 230여 명의 상여금 100%(평균 350만 원·모두 7∼8억 원 수준)의 자진반납 등도 거론됐다"고 밝혔다.

KBS는 이례적으로 이런 내용을 상세히 담은 사보 특보를 11일자로 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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