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로이터통신 앤드류 브라운 서울지국장과 한국에서 프린랜서 사진기자로 활동중인 마이클 윌버씨가 지난 8월 23일 저녁 10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미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사진액자를 창밖으로 내던진 사건이 발생해 공보처가 진상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현장에 있었던 한 외신기자는 “앤드류 지국장과 마이클 윌버씨가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왜 이런 사진이 여기 걸려 있느냐’며 가로 40센치, 세로 70센치의 사진액자를 떼어내 밖으로 집어 던졌다”고 말했다. 외신기자클럽에는 김영삼 대통령과 영국 총리를 포함한 각국 정상들이 악수를 나누거나 대담을 갖는 사진액자 10여개가 진열돼 있다.

이들이 내던진 사진은 지난 8월 19일 기존의 사진액자들이 너무 낡아 일본 지지통신 사진기자가 취재도중 촬영한 사진들로 교체한 것 중의 하나였으며, 94년 12월 제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모습이었다. 이들이 사진을 내던진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외신기자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과 액자 사진 교체 등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사진으로 대체되기 이전의 전시사진들은 주로 로이터통신에서 제공했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공보처는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외신기자클럽등에 해명을 촉구했다. 공보처 외신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사실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이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앤드류 지국장과 마이클 윌버씨는 파문이 확산되자 외신기자클럽을 자진 탈회했으며 공보처의 사실 확인에 강한 항의의 뜻을 외신기자클럽 집행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기자클럽 박한춘 회장(UPI-TN)은 “내부에서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이다”며 “외부에서 이 사건에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류 지국장은 영국 리드대 중국학과를 졸업하고 로이터통신 대만특파원과 상해특파원을 거쳐 지난해 11월 서울지국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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