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장에 김채윤(65) 전 서울대 대학원장이 취임했다.

KBS이사 12명중 9명의 이사가 8월로 3년 임기를 마침에 따라 새로 구성된 KBS이사회는 지난 8월 31일 첫 이사회를 열고 김채윤이사를 이사장에 호선했다. 김이사장은 30년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난해 정년퇴직했다. 김이사장은 77년부터 79년까지 3년간 서울대 대학신문 주간을 했다. 김이사장이 언론과 관련을 맺은 유일한 기간이다.

통합방송법 제정 및 한국방송공사법 개정 등 방송계의 격변을 앞둔 시점에서 새롭게 구성된 KBS이사진이 과연 KBS의 당면 과제인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등 산적한 제반 현안에 과연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채윤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 KBS이사회를 어떻게 이끌것인가 들어봤다.


앞으로 KBS 이사회를 어떻게 이끌것인지.

“나는 사람의 전문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사가 모두 12명인데 먼저 그분들이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는가 연구할 생각이다. 예를들어 심의안건에 따라 전문성에 맞는 소수의 이사들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철저한 심의를 거쳐 이사회에서 의결할 것이다.”

KBS내부에서는 최근들어 이사회가 경영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경영에 대한 철저한 심의는 필요한 것 아닌가. 이사회가 집행기관(KBS사장 등)을 도와서 KBS가 잘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돕는다는 뜻은 아니다. 승인하되 철저한 비판과 적합성, 타당성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이사들의 의견을 검토해서 이사회의 방침을 결정할 것이다.”

이번에 새로운 이사진 구성을 놓고 일각에서는 정치권과의 개인적인 친소관계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또 이사들 대부분이 교수로 구성된 점도 전문성 차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나는 사회학과 교수지만 여지껏 정치적인 집단과 관련을 가져본 적이 한번도 없다. 다른 이사들이 나를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도 나의 중립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이사들도 정치적인 성향에 의해 이사로 선임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 이사들 대부분이 교수인 것은 사실이나 각각 전문분야가 다르다. 경영학, 전파공학, 사회학, 신문방송학 등 전공이 다르고 활동분야가 다를뿐 아니라 진보적인 성향의 이사도 있고 보수적인 이사도 있다. 나는 이번 이사진 구성이 다양하게 잘 구성됐다고 본다.”

KBS이사회는 그동안 사장 선임을 놓고 매번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과거의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해서는 내가 전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최고의 지성이 모인 이사회가 거수기 노릇이야 하겠는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사장이 선출될 것이다.”

공영방송인 KBS의 공익성 확보 방안은.

“KBS도 일종의 기업체이기 때문에 공익성을 유지하되 경영을 완전이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무엇이 과연 공익적인가의 문제도 남는다. 국가와 국민개개인은 유기적인 구성체가 아니기 때문에 각각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모든 계층, 도농, 노소 모두의 이해와 관심을 중요시 하면서 우리 문화를 계도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고급문화, 민족전통문화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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