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위성을 통한 KBS위성방송 시험방송이 시작된 지 2개월이 지났으나 위성방송의 직접 수신가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방송수신용 세트톱박스(Set top box) 개발, 생산에 나선 가전업체는 LG전자, 삼성전기, 대륭정밀, 대우전자, 현대전자, 아남전자등. 그러나 이들 생산업체는 △케이블TV를 통한 위성방송 동시 재전송 △위성방송 프로그램의 내용 부실 등으로 위성방송을 직접 수신하려고 하는 수요층이 없어 본격적인 생산 및 시판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 위성방송 수신기 생산업체 중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LG전자. LG전자는 지난 7월까지 5백대의 세트톱박스 시제품을 생산, 일부를 SO에 공급했으나 ‘립싱크 불일치’ 등 기술적인 문제 발생으로 일체 시판을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추가로 생산한 3천대의 세트톱박스 중 9백대를 중계유선방송업자와 SO에 제공하고 나머지를 일반인 대상으로 시판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나 실제 판매 분량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LG외에 현재 세트톱박스를 생산한 업체는 삼성전기와 대륭정밀. 그러나 이들업체는 삼성전기가 3백대, 대륭정밀이 1백50대 등 소량 생산으로 일부 SO에만 세트톱박스를 공급했을 뿐 아직 일반인을 상대로 한 시판을 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현대전자,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은 아직까지 일체의 시판을 하지 않고 있다. 세트톱박스의 가격은 80만∼90만원선이다.

한편 세트톱박스 내장 와이드TV를 개발한 곳도 현재 LG전자와 삼성전기등 두곳 뿐이다. 그러나 세트톱박스 내장 와이드TV는 LG전자가 2백90만원, 삼성전기가 3백20만원 등 높은 가격이 형성돼있어 수요층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같이 위성방송수신기의 본격 생산 및 시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위성방송 자체가 본격화되지 않아 채널이 부족하고 프로그램 내용이 부실한 점, 위성방송을 케이블TV로 재전송함으로써 시청자들이 굳이 고가의 위성방송수신기 구입을 필요로하지 않는 점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LG전자 DBS프로젝트추진팀 박세우차장은 “강원도 산간, 도서지방 등 난시청지역과 중국연변 등 해외동포들의 위성방송수신기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위성방송 채널이 늘어나고 방송의 질이 좋아지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98년경에는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위성방송수신기의 가격도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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