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연구원은 92년 8월 87년 이후 시작된 일간지들의 증면경쟁에 관한 연구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일간지들의 증면경쟁이 결과적으로 광고수입 신장을 위한 것이었음을 증명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88년 16면에서 92년 24면으로 증면한 이후 경향·동아·서울·조선·중앙·한국 등 6개 일간지의 지면 증가율은 74.3%에 그친 데 반해 광고는 이보다 많은 92.0%를 기록했다.

특히 광고점유율은 88년의 42.5%에서 92년엔 46.8%로 4.3%포인트 증가해 점차 광고가 기사면을 잠식해 가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1단을 기준으로 조사한 이들 신문의 주당 광고게재량은 조선이 1천4백1단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한국(1,261단·조간), 중앙(1,225.5단), 동아(1,210단) 순이었다. 이어 경향(1,121단), 세계(1,077단), 국민(869단), 서울(833.5단) 등의 순이었으며 한겨레(587단)는 한국 석간(597단)보다도 적게 나타났다.

이를 전지면 대비 광고점유율로 조사한 결과 한국석간이 55.3%로 가장 높았고 한국 조간(50.0%), 조선(49.7%), 동아(48.0%), 중앙(47.5%) 등도 전체 지면의 절반 가량이 광고로 채워졌다. 이어 경향(43.4%), 세계(42.8%), 서울(40.9%), 국민(40.2%) 순으로 나타났으며 한겨레는 37.6%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증면에 따른 광고량 증가율을 신문별로 살펴보면 조선이 4년동안 119.6%를 기록해 가장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그외 신문들도 90% 이상의 광고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서울만이 45.5%의 증가율에 그쳤다. 전체지면이 늘어남에 따라 전면광고의 양도 함께 늘어났다. 9개 중앙일간지에 1주일간 게재된 전면광고면수를 조사한 결과 합계 1백16면으로 신문당 1일 평균 약 2면씩의 전면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량은 이처럼 비약적으로 증가한 반면 신문의 질은 낮아졌고 신문사 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은 상당히 열악해져 갔다. 당시 신문은 거의 두배 가까이 증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문의 질을 결정하는 기자직 등에 대한 인력 충원은 매우 인색했다. 예를 들어 한 신문사의 경우엔 12면 체제 하에서 교열부 기자가 15명이었으나 24면 증면된 후엔 단지 2명만이 늘어났다.

당시 한 신문사의 기자는 노보를 통해 “엄청나게 넓어진 지면을 메우기 위해 ‘물건’을 만들다 보면 온종일 책상에 붙어있어야만 한다. 우리들은 필요만 있으면 얼마든지 기사를 뱉어내는 ‘자동판매기 기자”라고 한탄할 정도였다. 이러다보니 당시 신문들이 증면 당시에 주장하던 다양하고 깊이있는 정보의 제공은 아랑곳없이 사라지고 오락, 흥미 위주의 기사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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