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주엽역 인근의 자유프라자 빌딩 7층 조선일보 수도권 4부 사무실. 이곳에는 부장을 포함한 4명의 기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본사 편집국에는 중요 회의가 열리는 날에만 들어갈뿐이다. 2월 26일 오후 기자들은 모두 취재현장에 나가고 지사장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조선일보 김영식 일산지사장은 “경품이나 무가지, 이삿짐 작전으로 신문 부수를 늘리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대부분 중산층으로 생활 수준이 고르다보니 신문을 지면 중심으로 평가한다”며 신문 내용의 차별화가 우선적인 판매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지역의 경우 30∼40대 인구가 거주자의 50%를 차지하며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인구가 50% 가량을 차지한다. 대부분이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으면서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정치나 문화에 있어서도 뚜렷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

신문 구독률도 높다. 정확한 집계는 안 나와 있지만 각 신문사에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대략 한 가구당 1.2∼1.3부꼴로 신문을 구독한다.

이런 특수한 지역을 상대로 벌이는 신문사들의 싸움은 처음부터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일단은 본사 차원의 반응도 조금은 특수하다.

경향신문 강웅희 판매국장은 “구독자의 대부분이 유동성이 적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중산층 이상의 생활수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금도 쉽고, 지국운영도 어느곳보다 편한 곳이다”고 신도시지역의 특성을 규정했다. 지국들은 신문에 삽지되는 전단광고 등을 통해서 별도의 수익이 가능하고 판매사원을 구하는 것이나 운영하는 것이 비교적 쉬운 지역으로 꼽는다.

또한 여론주도층이자 소비주도층의 주요거점인 신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신문사는 광고주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신문사들에게는 중요한 전략지역이다. 초기에 경품공세나 이삿짐작전으로 영역을 확보하던 신문사들은 입주가 완료되고 구독신문이 정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세 확장을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작전으로 나가야한다.

대부분의 신문사는 자사 지면이 신도시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경향은 “비판의식을 고양하는 만평이나 젊은 층에 접근하도록 기획돼 성공을 거둔 매거진X등이 신도시 공략에 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다.

조선측은 “사건기사나 저명 인사 얘기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주변 사람을 지면에 대폭 반영하고 있는만큼 단순히 장사 차원이 아니라 신도시 거주민들의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독자들의 판단은 아직 신중했다. 일산 대화동에 거주하는 조정미씨(29·회사원)는 “처음에는 경품이 이유가 돼 3가지 신문을 봤다. 그중 한 일간지는 구독기간이 만료돼서 같은 지국에서 배달되는 경제신문으로 바꾸어 본다. 이제는 신문의 질이 판단기준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틈에서 기자들은 괴롭다. 개척지이다보니 취재를 낯설어 하는 사람들도 많고 아이템 발굴도 쉽지 않다.

분당을 담당하고 있는 조선일보 수도권부 박영철기자는 “보도자료 하나 없이 언론 홍보에는 문외한에 가까운 사람들의 생활속에서 살아있는 기사를 찾아야하고 시민단체등의 움직임도 끊임없이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창업의 자세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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