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 경영위원회·이사회 관리업무 분담화
영국 BBC, 시청료·제작물 판매수익에 의존
독일 제3채널, 국가 방송경영 통제권 없어
미국 PBS ,정부 지원금 감소·기업 의존도로 풀어
프랑스 라생뀌엠므, 정부지원·자체수익 및 민간자본으로


영국의 BBC, 일본의 NHK, 독일의 제3채널, 미국의 PBS 등 선진국들의 교육방송은 오랜 전통과 체계적인 조직운영으로 세계 교육방송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방송사는 교육부 산하로 운영되는 우리 교육방송체제와는 달리 비정치적이고 비영리적인 공영기관에 의해 운영, 인사와 재정면에서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

‘ETV’와 라디오 ‘제2채널’을 교육채널로 운영하고 있는 NHK는 경영위원회와 이사회가 관리와 업무집행의 기능을 분담하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지역(8명) 및 각 사회계층(언론계, 산업계, 교육계 등 4명) 12인으로 구성, NHK회장의 임면 등 인사권, 경영방침과 업무운영에 관한 주요사항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이다.

이사회는 회장, 부회장, 전무 및 일반이사들로 구성되며 업무집행을 담당하고 있다. 재정은 수상기 등록세(시청료)에 의존하고 있다. NHK 교육방송은 방송정책기관, 교사, 학자, NHK 프로그램 제작자 등으로 구성된 학교방송 지방자문위원회와 중앙자문위원회를 두는 한편, 직접적으로 매년 2백개 이상의 학교를 조사대상으로 선정,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TV ‘2채널’과 라디오 ‘4채널’을 중심으로 교육방송을 실시하고 있는 영국 BBC 역시 NHK처럼 경영위원회와 운영위원회의 이중적인 경영구조이며 그 구성과 역할도 유사하다. BBC의 예산은 시청료와 제작물의 판매수익에 의존하고 있으나 재정적으로 완벽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을 위한 자문기구로는 학교방송심의위원회와 계속교육자문위윈회가 있다.

학교방송심의위원회는 지방교육위원회, 교사연합조직에서 파견하는 교사들, BBC가 지명하는 방송전문인들로 구성돼 학교방송의 기본정책과 방침에 대해 자문한다.

독일의 교육방송은 주 단위의 지역공영방송국의 연합 채널로 ‘제3채널’이라 불린다. 독일의 공영방송은 사회각계 각층의 대표로 구성된 방송위원회의 통제를 받으나 국가가 직접 방송경영이나 프로그램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방송위원회 역시 방송에 대한 감독권은 물론 사장(총재)의 임면, 예산 승인 등의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으나, 개별 프로그램에 대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는다.

상업방송구조로 재편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교육방송이라 규정할 채널은 없다. 단 공영방송인 PBS가 비상업, 교육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PBS가 미국의 교육방송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사미 스트리트(Sesame Street)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PBS는 비상업 교육기능 담당을 조건으로 방송허가를 받은 3백48개의 회원 방송국에게 교육, 문화, 뉴스, 자연과학 등의 프로그램을, 교육기관에 중·고·대학 교과과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PBS는 정부의 지원액이 감소되는 등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97년 회계년도 총예산이 2억2천4백50만 달러(2천여억원)에 이르러 우리나라 EBS의 재정규모(5백67억)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 97년 PBS 예산 가운데 54.7%는 시청자, 주정부, 기업등의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회원방송사로부터, 19%는 교육기관, 12.3%는 정부의 공영방송 지원기관인 CPB(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으로부터 지원됐다.

PBS는 복지예산 등의 삭감을 주장하는 공화당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판, 80년대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연방 지원액이 대폭 삭감당하고, 지난 95년 하원의장 깅그리치로부터 자금 지원 전면중지와 사영화 협박을 받기도 하는 등 공화당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PBS는 재정적인 측면에서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높여 가고 있다.

한편, 프랑스의 라생뀌엠므는 교육적이되, 수다스럽지 않은 방송, 대중적이되 선동적이지 않은 방송, 지성적이되 난해하지 않은 방송을 방송 지표로 삼고 지난 94년 12월에 탄생한 신생 공영 교육방송. 라생뀌엠므는 재정의 대부분을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충단하고 있으나 부분적으로 광고 등 자체수익사업과 민간자본의 비율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라생뀌엠므를 포함한 프랑스 공영방송의 최고의사 결정기관은 경영위원회로 국회의원 2인, 행정부 임명자 4인, 시청자최고평의회 임명자 4인, 선거로 선출되는 직원대표 2인이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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