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처 유세준 차관이 국제방송교류재단의 외국인 전용케이블 TV인 ‘아리랑 TV’에 방송3사의 프로그램을 헐값에 제공하는데 적극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개최된 MBC 노사협의회에서 MBC 사측은 “지난해 8월 방송3사 기획이사가 유세준 공보처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유차관이 프로그램 공급과 관련 협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방송사들은 국제방송교류재단과 60분물 1편당 10만원이란 헐값에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같은 판매가격은 일반 케이블 TV에 판매하는 가격인 2백만원의 1/20에 불과한 액수다. KBS는 영상사업단을 통해 이미 ‘한국의 미’ ‘국악한마당’ 등 교양프로그램 1천8백분을 아리랑 TV에 팔았으며 뉴스도 한달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방송사측은 아리랑 TV가 공익적인 방송이고 각 방송사 사장들이 재단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도와주는 차원에서 편의를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MBC 노조는 이에대해 “방송사가 이같은 국제교류재단의 무리한 요구에 주체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공보처의 강력한 비호와 이에 약한 방송사 경영진의 허약한 체질 탓”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KBS노조도 “계열사나 다른 방송사와 프로그램을 주고 받을 때도 정당한 값을 주고 받는다”며 “유독 아리랑 TV에만 무료 또는 헐값으로 판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MBC사측은 지난 5일 개최된 노사협의회에서 “재계약시 가격을 현실화하도록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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