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당국과의 법적 소송 사태로까지 번진 시사저널의 ‘밀가루 북송 보도’가 사실로 밝혀졌다.

시사저널은 지난 2월 27일자 3백 83호를 통해 황장엽 비서의 수양딸로 알려진 박명애씨가 지난 96년 4월부터 11월까지 한국기업들로부터 기금을 지원 받아 북한에 밀가루, 소금, 옷감 등 총 2백 25만달러에 달하는 대북 지원 사업을 벌여온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시사저널은 이에 대한 증거로 박씨가 제공한 ‘밀가루 북송’ 관련 수출증명서와 철도송장, 각서 등을 공개했다.

이 자료들에 따르면 박씨는 한국의 H그룹, 종교단체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그동안 밀가루 1백 50만달러어치(5천톤), 소금 50만달러어치(1만톤), 테트론 25만달러어치(30만미터) 등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시사저널 측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는지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명애씨는 중국심양에 있는 명흥경무공사 총경리로 황 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씨가 총재로 있는 주체평화재단사무소와 연계해 이같은 대북 지원 사업을 벌여왔다고 시사저널을 설명했다.

시사저널측은 “은밀하고도 비밀리에 진행되어야 할 사업으로 판단해 그동안 이를 공개하지 않아 왔다”며 “그러나 황 비서의 망명으로 박씨의 신분이 노출돼 이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지난 11월 28일자 3백 70호를 통해 “청와대와 현대그룹이 북한에 밀가루를 비밀리에 공급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 보냈다가 청와대측의 항의를 받고 기사를 삭제했으며 보도 이후 청와대측의 고소로 해당 취재기자에 대한 구속 영장이 신청되고 편집국장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등 거센 진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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