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지난 3일 간판뉴스를 저녁9시로 옮김에 따라 본격적인 뉴스전쟁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SBS는 판도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SBS의 저조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지난 4일까지 미디어서비서코리아의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MBC는 최저 17.5% 최고 22.3%로 현상유지를 보였고 KBS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20%후반대의 높은 시청률을 계속 유지했다. 반면 SBS 9시뉴스는 6.6%(3일), 8.8%(4일) 4.8%(5일), 8.1%(6일)로 2월 마지막주 8시 뉴스의 평균 시청률인 11.7%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9시 전후로 편성되었던 SBS 드라마 시청자들을 KBS 2TV에 빼앗기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9시 20분경에 방송되는 KBS 2TV의 일일연속극 ‘오늘은 남동풍’의 2월 마지막주 시청율이 13~14%대였던대 반해 3월 들어서는 최저 16.6%(4일)에서 최고 21.6%(5일)에 이른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SBS 뉴스의 이같은 부진은 기획보도물로 승부를 건 전략에 기인한다는 게 방송기자들의 반응이다. 뉴스는 스트레이트 기사로 시청자들의 긴장을 불러일으켜야 하는데 ‘뉴스’ 개념이 약한 기획기사로 승부를 걸어 9시 뉴스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SBS 뉴스 고전의 또하나의 요인은 뉴스 시청율 제고를 위해 뉴스 바로 직전에 편성한 일일드라마의 부진에서도 찾아진다. KBS의 ‘정때문에’와 MBC의 ‘세번째 남자’의 시청율이 각각 33~36%, 16~20%대에 이르는 반면 SBS의 일일연속극 ‘행복은 우리’의 시청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3월 5일에는 5.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뉴스 직전 드라마의 승패여부가 뉴스의 시청율과 직결된다는 방송 뉴스의 철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이같은 SBS의 참패에 따라 타사들의 반응은 상당히 느긋하다. KBS보도국의 한 간부는 “3사 뉴스에 대한 스테이션 이미지가 쉽사리 바뀔 것 같지 않다”며 “포장, 충격요법 등 단기처방을 쓰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표시했다.

MBC 보도국의 고위 간부도 “SBS가 진입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기존의 편집방침을 좀 더 충실히 해 나갈뿐”이라고 밝혔다.

SBS 보도국의 한 관계자는 “기획중심의 뉴스가 가볍다는 비판과 스트레이트 중심의 뉴스로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일면서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며 “최근 국장 부장단들은 하루에 세번 갖던 회의를 한번 더 늘려 저녁 뉴스가 끝나는 시간에 방송3사 뉴스 내용을 비교하면서 전략회의를 갖는 등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당분간 기획뉴스 중심의 뉴스포맷은 바꾸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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