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인생 40년.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기자, 광고 사원 그리고 판매 책임자로 변신을 거듭했다. 한국일보 홍원기 판매본부장(이사)이 그 주인공. 그는 최근 외길로 걸어온 언론인 생활을 정리한 ‘신문인생 40년’을 발간했다. 홍 본부장은 ‘전쟁고아’로 불우한 성장 과정을 거쳤다.

6.25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 부모님을 잃은 것이다. 중 1시절부터 두 여동생을 책임지고 ‘소년 가장’ 역할을 해온 홍 본부장은 1958년 1월 1일 장기영 한국일보 창간사주의 배려로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교열기자로 출발한 홍 본부장은 이후 사회부, 광고기획국 차장, 업무기획국장, 업무 1국장, 판매이사를 거쳤다. 편집, 광고, 판매 등 신문사 조직의 3대 축을 골고루 경험한 셈이다.

40년의 신문인생 가운데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는 판매. 그는 ‘신문과 세일즈맨’ ‘신문판매 무엇이 문제인가’ 등의 책을 펴내는 등 자타가 공히 인정하는 신문판매 베테랑이다.

“한 3년간 신문사를 떠나 있었습니다. 인척 소개로 중소규모의 회사 사장 노릇도 해 보았지만 신문사에 근무하는 재미를 못느끼겠더군요. 기자가 됐든 뭐가 됐든 신문사 일이 역시 재미있고 보람이 있지요. 특히 판매 사원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홍 본부장의 ‘신문 인생 40년’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이력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전쟁의 와중에서 부모님을 잃고 신문배달을 통해 역경을 딛고 주경야독의 길을 걸어 온 가난한 시절의 자화상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이 탓인지 책 머리에 ‘추천의 글’을 쓴 이상희 서울대 명예교수는 홍 본부장의 40년 신문인생을 ‘살아남은 사람들의 감동적인 삶을 증언하는 한 본보기’라 했다.

그가 소년 가장으로 역경을 헤쳐오면서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던 공간은 ‘신문 배달’. 가난한 시절, 신문배달이 그 어느만큼 많은 고학생들의 유용한 직장이었는지 ‘신문인생 40년’에는 잘 표현돼 있다. 그가 40년의 신문인생 중 판매에 가장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은 어쩌면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청소년들과 자주 접할 수 있는 탓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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