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은 다른 신문과 같아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시책 등을 위주로 한 차별화를 해 오고 있다. 서울신문만의 독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앞으로도 이같은 특화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지난 9일 우홍제 편집국장 후임으로 취임한 장정행 신임편집국장(53)은 입법정보, 행정정보 등 서울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정보와 선별된 뉴스로 신문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최첨단 CTS와 윤전기 도입이 완료되는 9월을 기해 대대적인 지면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소감은.

“언론사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정권이 바뀌는 중요한 시기에 편집국장을 맡게 돼서 어깨가 무겁다.”

-대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정부신문이라는 이미지도 강하고 선거보도가 정부여당에 편향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요.

“미묘한 문제인데 공정, 불공정하다는 평가는 어느쪽에서 보느냐의 문제이다. 과거에는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은 국민의 정부이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서울신문은 센세이셔널한 기사보다는 늦더라도 정확히 확인된 것만 보도하고 있다. 대선에서도 추측보도는 없을 것이다. 우리 기자들이 다른 기자들보다 사명감이 결코 덜하지 않다.”

-서울신문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부서폐지와 인원감축을 단행, 진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기자들은 서울신문 경영난의 원인을 소유구조와 신문 경쟁력 부재에 있다고 보는데요.

“이번 인원감축은 경영난보다는 앞으로의 경쟁을 대비한 인적구조 변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주인있는 회사들에 비해 우리는 계약직 비율이 낮아 인건비 낭비가 많았던 측면이 있다. 또 소유구조 문제는 서울신문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오너가 있는 회사들과는 달리 주인이 없기 때문에 사장이 계속 교체돼 경영의 일관성이나 일을 추진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 결국 서울신문의 주인은 신문을 만드는 사원들이다.”

-이번에 교열부가 폐지되면서 오탈자가 늘어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새 시스템으로 바뀌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6월에 최첨단 CTS가 도입되면 완전하지는 않지만 자동교열이 이루어진다. CTS발전 등에 따라 교열부는 타 신문에서도 폐지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다. 또 계약직으로 들어온 몇몇이 외고 등 교열업무를 보고 있어 교열부가 폐지된 후 초기에 보였던 문제들은 많이 해소됐다.”

-기자들이 ‘임총의’에서 경영진의 신문제작 간여를 견제해달라는 요구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발행인이 신문 만드는데 간여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다만 의견이 상충될 때는 토론을 해야 할 것이다. 발행인이기 때문에 ‘예외’라면 맞지 않다. 선배로서 신문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편집국장의 모자라는 역량을 보충하고 충고하는 것이다. 오너가 있는 신문사의 경우 오히려 발행인이 신문 제작에 간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장국장은 기자들에게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것처럼 국원 하나하나가 맡은 바 자기 일을 다할 때 질 높은 신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자들 생리상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남 탓 하기를 좋아하는데 먼저 자기 맡은 일을 다하기 바란다. 나도 편집국장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장국장은 지난 69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사회부장, 경제부장, 편집국부국장을 거쳐 28년만에 편집국장 자리에 올랐다. 장국장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동아고와 서울대문리대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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