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이창길 기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2일 시무식에서 "스스로 도전하고 창조하는 노력 없이, 남이 1등을 만들어 주기 바라며 1등을 즐기려고만 하는 '웰빙 사원' '웰빙 간부' '웰빙 사장'으로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며 "올 한해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웰빙 마인드'를 추방하자"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이와 함께 △신문 콘텐츠의 한 단계 도약 △대화와 토론을 통한 끈끈한 인간관계의 복원 △뉴스시장 1등 지향 △공정한 대선보도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 등을 주문했다.

다음은 방 사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사원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보람찬 한 해가 되기 바랍니다.

작년 한해도 사원 여러분이 모두 열심히 뛰어 연초의 목표를 무난히 이뤄내고 그 성과를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작년 한해 광고시장은 내수 부진과 뉴미디어 광고의 성장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었음에도, 광고영업실적은 연초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했습니다.

또 신문시장의 전반적인 축소 추세속에서도 우리 신문은 2005년 9월 이후 중지가 줄고 신규구독자가 늘면서 작년 한해 동안만 9만6천명의 실질독자가 늘어나는, 실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사원 여러분.

우리는 1년전 이자리서 약속하고 다짐했던 회사발전과 경쟁력 강화 및 사원복지 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대책과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우리는 작년 한해 콘텐트 업그레이드를 위한 저널리즘스쿨과 탐사보도 특강 등 기자 재교육을 실시하고, 전사원 연봉제와 고용안정 및 임금 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사원 복지금고 대출제도를 부활하는 등 사원 복지도 대폭 확충했습니다.

또 작년 하반기 방계성 자문역이 많은 힘을 써 주신 결과 정동 별관 건너편 중후빌딩을 매입, 사세를 신장시키면서 복지-사무공간을 대폭 확충하게 됐습니다.

사원 여러분.

올 한해는 회사 안팎으로 여러 가지 큰 일들이 많은 해로, 본사는 물론 나라 전체로도 아주 중요한 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우리가 1등 신문을 유지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노력하고 발전시킨 측면도 많지만,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반사이익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1등 신문의 안주 분위기는 우리에게 ‘웰빙 병’을 앓게 합니다.

스스로 도전하고 창조하는 노력없이, 남이 1등을 만들어 주기 바라며 1등을 즐기려고만 하는 ‘웰빙 사원’ ‘웰빙 간부’ ‘웰빙 사장’으로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 올 한해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웰빙 마인드’를 추방합시다.

사원 여러분.

우리는 올 한해 우리신문의 콘텐트를 다시 한 번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에 주력해야 합니다.

작년 하반기 시작한 '위클리 비즈 섹션'의 정착을 계기로, 우리 신문은 다른 신문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콘텐트 및 퀄리티 고급화를 이뤄냈습니다.

저는 위클리 비즈섹션을 견인차로 삼아 조선일보의 전 지면을 올 한해 반드시 다른 신문과 확연히 차별화될 수 있는 수준으로 한단계 끌어 올려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회사는 올해도 기자 재교육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고, 확고한 기자정신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한 철저한 기초훈련과 교육을 시행해 나가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단기특파원들을 확충하고 활성화해서 기사가 생산되는 현장을 국내에서 해외로 확장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저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한가지 약속을 하려고 합니다.

이제 작년에 도입한 연봉제와 임금 피크제를 기반으로 기자의 정년 개념은 바뀔 것입니다.

현장을 뛰며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기자에게는 정년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 2년여 동안 경영혁신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사의 군살을 빼고 재정적 기반을 탄탄하게 하는 등, 미래투자를 위한 기반을 아주 건실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부 사우들이 회사를 떠나는 등의 아픔을 겪으면서 우리의 자랑인 선후배 동료들간의 끈끈한 인간관계가 옛날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위 아래, 동료들간에 마음을 열고 의논하고 뜻을 모아왔던 좋은 전통이 점차 사라지면서 상명하달의 지시문화, 토론문화의 부재 등 우리 내부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우리 모두 올 한해는 사장과 사원들, 선후배 동료간에 마음을 활짝 열고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우리의 강점이었던 끈끈한 인간관계를 복원하는 데 주력해야 겠습니다.

사원 여러분.

신문시장은 줄어드는 추세에 있지만, 소비자들의 정보와 콘텐트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체 뉴스 시장 규모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는 이제 ‘신문으로서의 1등’에 만족하지 말고 ‘뉴스 시장 1등’을 지향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앞으로 미래의 쌀을 만들어 나가야 할 분야는 바로 여기입니다.

이를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한 인터넷 및 동영상 체제를 올 한해 완전히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서로 대체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완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양자를 융합시키고 그 시너지를 극대화해 우리 콘텐트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려야 할 것입니다.

이제 동영상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기자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 기능이 돼야 합니다.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빠른 시일내에 우리 편집국은 물론, 회사와 사원 전체가 미디어 융합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춰 나가야 합니다.

사원 여러분.

올 한해는 나라 전체로 보면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갈림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 연말 대선은 단순히 사람, 정파를 바꾸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잡아야 하고, 나라의 운명과 장래가 걸린, 중대하고 엄중한 대사라고 할 것입니다.

제가 사장 취임 이래 늘 강조해 왔듯이 언론의 기본이자 정도는 공정한 보도,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보도에 있습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신문은 사소한 오자 탈자 하나라도 최소화해 나가려는 자세에서 출발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번 대선 보도를 통해 조선일보가 명실공히 최고로 신뢰받는 신문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동시에 우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펼쳐왔던 소외되고 어려운 우리 이웃들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혀 이제 휴전선 너머 북한 주민들에 까지 우리의 시선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한편, 북한 주민들의 배고픔과 어려움도 함께 하는 자세로 지면을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사원 여러분.

저는 사원 여러분이 올 한해도 보다 좋은 신문, 한단계 또 업그레이드된 신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원은 물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원복지 향상에 주력할 것입니다.

회사는 작년 초에 100억원을 사원복지기금에 출연한 데 이어 지난 연말에 추가로 100억원을 또 출연했습니다.

이로서 사원복지기금은 426억4천만원으로 늘어났으며, 이는 일반기업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입니다.

회사는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로 출연된 복지기금의 자금을 기반으로 보다 다양한 사원복지 혜택을 만들어 시행할 것입니다.

회사는 동시에 새로 매입한 중후빌딩에 헬스 시설을 설치해서 사원들의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구내식당도 옮겨 사원 여러분의 휴식 복지를 대폭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올 한해는 신입사원부터 사장까지, 내가 아닌 우리 모두 함께 뛰면서 미래의 쌀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과감히 도전합시다.

다시 한 번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사우 모든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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