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에 대한 보도가 지나치게 중계보도에 치우쳐있다는 지적에 대해 대부분의 기자들은 ‘동의’하면서도 현실정치판이 그렇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강변한다.

신한국당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현재 신한국당의 내분이 이인제 탈당에서부터 불거졌다고 할 때 현 상황에 언론도 책임이 있다. 이인제 탈당에 대해서 언론은 방치한 측면이 있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기자는 또 “일부 칼럼에서 문제점들이 지적되기도 했으나 ‘보도’하고는 완연히 달랐다”고 지적했다.

신한국당을 출입하는 또다른 기자는 최근 DJP연합 이후의 보도태도에 대해 “DJP연합은 정권을 잡기위해 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내각제를 기정사실화했다는 점에서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보도가 추진단계에서부터 지적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문제를 지적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회의를 출입하는 한 중견기자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기자는 DJP연합에 대해 “당연히 추진단계에서부터 지적됐어야 할 문제”라며 “지금 지적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를 출입하는 또다른 기자도 “지금 시점에서 DJP연합을 비판하는 것은 정당한 지적이라기보다 반DJP측의 비판논리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종연횡 보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대해서는 “집권여당이 붕괴되는 것을 중계방송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합종연횡’ 보도에 대해 데스크들은 현실논리를 들어 정당화했다. 중앙일간지의 한 정치부장은 “정책보도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정확하게 누가 후보가 될지도 모르는 현 상황에서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는가. 초기에 신한국당 경선주자 9명의 정책을 상세하게 보도했지만 지금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됐다”며 “대선후보가 확정된후 차분하게 정책검증을 하면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신문사 정치부장도 “현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현실을 좇기에도 바쁘다. 지면도 부족하고, 벌어지는 일을 외면할 수도 없고…”라며 다급한 불부터 꺼야 되지 않느냐는 반응을 내보였다.

그러나 한 중앙일간지 논설위원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집권당의 분당위기는 물론 ‘사건’이다. 그
러나 어떤 관점에서 보도하느냐가 문제”라며 “무조건 중계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판단’을 가지고 정도를 벗어난 정치행위에 대해서는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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