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팀 내에 ‘비공식조직’이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들은 공식적인 직함이 없지만 연구팀 내에서 자문을 비롯한 대언론관계와 홍보 등의 업무를 주도적으로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상적인 논의나 대책회의에도 참여하는 등 사실상 황 교수팀 내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어떻게 황 교수팀에 합류하게 됐으며 어떤 권한으로 이런 임무를 수행한 것인지 의혹이 일고 있다.

▷한희원 인권위 조사국장=국가인권위원회 한희원(47) 인권침해조사국장은 2년 전부터 황 교수팀 내에서 공식직함 없이 생명윤리와 관련한 조언을 해왔다. 특히 인권위가 공식적으로 파견한 것도 아니어서 의혹을 낳고 있다.

   
▲ 황교수 팀내 공식·비공식 지원 그룹
한 국장은 지난달 24일 난자매매와 관련한 황 교수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모인 팀내 대책회의에서 ‘황 교수가 법적·윤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 내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문 작성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등 황 교수팀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황 교수팀의 한 관계자는 “파견 요청을 한 것도 아니고 국가인권위가 공식적인 파견을 한 것도 아닌데 팀내 논의를 사실상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면서 “어떤 자격과 권한으로 논의에 참여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명백히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이후 조치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국장은 지난 12일자로 휴직해 이달말 미국 연수를 갈 예정이다.

▷윤태일 리더스미디어 사장=
황우석 교수 팬카페인 ‘아이러브 황우석’의 운영자이자 황 교수팀 대책논의에 적극 참여해 온 윤태일(43)씨는 자신을 언론홍보 자문역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윤씨는 연구팀 핵심 인사들의 대책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황 교수의 ‘대리인’ 역할과 기자회견문을 작성하는 등 핵심측근으로 활동해왔다.

특히 윤씨는 YTN이 의 취재 윤리 위반을 보도하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황우석 팬카페에 “대응 수위를 한 단계 높일 때가 가까이 온 것 같다. (PD수첩의 취재가) 비윤리적 취재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구원의 증언은 PD수첩팀의 뇌관이 되어 돌아올 것이 확실하다”는 글을 남기는 등 황 교수팀의 언론대응에도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성희 시카고 트리뷴 한국특파원=
김성희 특파원은 황 교수팀 내 자신의 역할을 “외신 보도자료 교정이나 번역 등을 담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김 특파원 또한 공식적인 직함 없이 팀내 일상적인 회의에 참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파견 요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회의에 계속 들어와 ‘들어오지 말라’고까지 얘기했다”면서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회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지난 2일 MBC 팀의 기자회견에 참석, 자신을 시카고 트리뷴 한국특파원이라고 소개한 뒤 팀에 질문을 하기도 해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성희 특파원은 “대책회의라는 데에 참석하지도 않았고 외신 보도자료를 봐주는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황교수팀 내 ‘비공식조직’의 존재는 △공식적인 지원팀의 의사결정과 소통을 막고 있다는 점 △정부의 막대한 예산지원이 투입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문제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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