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사적 문제다.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시장경제 일변도의 논리, 더 정확히 말하면 대기업 지배논리만이 관철되고 있다. 세계화를 모르는 것도 우물 안 개구리이지만 세계화에만 얽매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머독의 국내위성 진출은 이런 편향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표피적으로 돌출한 것이다.”

지난 20일 우리방송문화지키기시민공동대책위원회 김중배 상임대표는 출범식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머독의 국내위성 진출에 대해 머독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언론,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점을 다시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는 어떤 위상을 갖는가.

“공대위는 머독을 저지하는데 국한된 모임이 돼선 안된다. 공대위는 머독 문제를 계기로 방송환경이 우리 문화와 공동체적 미래에 부합되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를 위해 방송법의 민주적 개정, 방송행정 감시 등의 노력을 펼쳐나가겠다. 앞으로 인쇄매체의 개혁운동을 포함한 ‘언론개혁시민연대’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전제로 대표직을 수락했다.”

머독의 위성진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국내의 채널정책이 결정되지도 않은 가운데 머독이 들어오는 것은 국가와 시민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시장의 논리가 일방적으로 통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는 시장의 지배와 왜곡을 조정하고 시민사회의 이익을 옹호해야 하는데 이런 기능이 무너지고 있다. 그릇된 세계화의 논리에 편중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머독을 허용하려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다.”

구체적인 활동계획은.

“우리방송문화지키기 5백인 선언문은 많은 유보를 담고 있다. 방송정책이 국민적 합의 속에서 머독의 허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대위는 머독에 대한 대응논리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를 근거로 시위 등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초점은 방송법의 민주적 개정에 맞춰져 있다. 신문개혁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언론운동의 과제를 시민운동 차원까지 확산시켜 나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언론을 신호등에 비유한다. 신호등이 오작동됐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일반 시민이 본다. 그렇다면 그 신호등은 누가 바로잡아야 하는가. 신호등 업자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오작동을 시키는 것이다. 결국 또다른 시민이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선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신호등을 바로잡아야 한다.

언론운동은 이제 언론인만의 운동이 아니다. 언론인만으로 국한한다면 수용자 주권은 무엇이 되는가. 언론은 반드시 시민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 권력의 힘을 빌어선 안된다. 권력의 힘을 빌어 언론을 개혁하려다 실패한 사례를 우리는 역사 속에서 여러차례 경험했다. 앞으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언론운동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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