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종섭 호주대사를 귀국시킨 것이 관련 문제를 해결했다는 식으로 말한 데 대해 해결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섭 대사를 직에서 해임하고, 이 대사가 관여한 것으로 의혹이 일고 있는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가 외압 의혹이 풀려야 해결된다는 것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한동훈 위원장에게 관련 국정조사와 특검법을 받아들이면 해결된다고 촉구했다.

21일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종섭 대사 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종섭 해임과 수사를 촉구한다. 아울러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피의자 이종섭에 대해 억지 구실로 회의를 급조해, 마치 잘못이 없는데 공무로 귀국하는 것처럼 꾸미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종섭 대사 귀국을 두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마치 본인이 대단한 역할을 해서 정치적으로 얻어낸 성과처럼 ‘모두 다 해결됐다’고 발언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일은 억울한 군인의 죽음이 왜 일어났고, 그 누구에 의해서 사건이 은폐되었으며, 이를 밝히고자 한 수사가 어떻게 외압으로 좌절되고 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안양 관양시장 거리인사에서 “여러분, 한 일주일 동안 황상무 수석의 문제라든지 이종섭 대사의 문제를 가지고 여러분 많이 걱정하셨을 것 같다”며 “그것 다 오늘 해결됐다. 제가 그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여러분들께서 그걸 원하셨고, 여러분들이 걱정하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심에 반응하고 민심에 순응하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안양 현장 선거대책위 회의에서도 “황상무 수석 오늘 사퇴했고, 이종섭 호주대사 곧 귀국한다. 저희는 총선을 앞에 두고 절실하게 민심에 반응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러지 않고 있다. 이 점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발언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그런데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다. 민주당이 채상병 사망의 진실과 수사외압 의혹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특검법을 발의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이를 막기에만 급급했고, 결국 핵심 피의자 이종섭을 해외 대사라는 명분으로 빼돌리기까지 했다”며 “한동훈 위원장이 모든 게 해결됐다고 말하고 싶다면 국정조사와 특검법에 대해 당장 협조해 주시라”고 촉구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종섭 호주 대사를 당장 해임해야 한다. 공수처는 귀국한 핵심 피의자에 대해 다시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 또다시 해외로 도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종섭 대사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조사를 요구할 자격이 없다. 공수처의 철저한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사건의 핵심은 이종섭이라는 핵심 고리를 통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진실 은폐를 주도했는지 여부”라며 “대통령이 다급하게 신임장도 사본으로 쥐여준 채 꼬리자르기식으로 해외로 도피시켰지만, 국민의 분노와 진실의 힘 앞에 이제 그 꼬리가 몸통을 흔들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선 민주당 외통위 간사는 “당초 4월 말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급조해 어쩔 수 없이 입국시킨 것”이라며 “작년 외교부와 국방부가 함께 두 차례 연 권역별 방산 수출 관계망 회의는 모두 화상으로 진행될 정도로 주요국 대사가 주재국을 비울 정도의 회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선 간사는 “윤석열 정부가 이종섭 대사 구하기를 위해 사우디 등 다른 5개국 주요 대사들까지 불러들여 억지 일정을 만들어 낸 것”이라며 “이종섭 대사는 공수처에 조사 기일 지정 촉구서를 제출했다고 하는데, 수사에 협조했다는 명분 쌓기용이고 선거 국면을 어물쩍 넘기려는 얕은 술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실은 공수처도 이 대사의 출국을 ‘허용했다. 허락했다’라고 하는데 저희가 공수처에 공식적으로 받은 자료”라며 “허락한 적 없다고 공수처가 명백히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대통령실)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담회 참가자들의 발언이 끝나자,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번에 6개 공관, 주로 방위산업과 관련된 주요국 대사 회의를 열었는데, 이것도 굉장히 이례적이다. 어쩔 수 없이 국내 여론이 나빠지고 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치니까 외교부가 공적인 회의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이종섭 대사를 불러들이는 것”이라며 “이종섭 대사 때문에 나머지 사우디를 비롯한 5개국 대사는 그저 불려 들어오게 되는 또 다른 외교 공백을 자초하는 것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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