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인천의 동료 시민 여러분 저는 그리고 우리당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국민이 원하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개혁 반드시 이뤄내고 싶다”며 “첫째 불체포 특권의 포기, 둘째 금고형 이상 이상이 확정될 경우 세비를 반납하겠다는 것, 셋째 앞으로 있을 재보선에서 우리의 귀책으로 재보궐 선거가 이루어지는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다짐, 이 세 가지를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오늘 정치의식이 높기로 소문난 바로 이곳 인천에서 우리의 네 번째 약속을 말씀드린다.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여쭤봅시다. 지금 국회의원 수 300명, 적정한지 아니면 줄여야 하는지”라며 “사실 우리는 국민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답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할 만한 의지와 결의가 있는 정당이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우리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이번에도 반대할 것인지 묻겠다”며 “더불어민주당만 반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정수는 올해 4월 25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는 2012년 안철수 대선 후보가 100명 축소를 새정치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안철수 후보의 의원 정수 축소 공약은 정치 혐오에 기댄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한동훈 위원장 직전 대표인 김기현 전 대표도 작년 6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의원 정수 30명 감축 안과 불체포 특권 포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단골 레퍼토리는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며 “한동훈 위원장은 의원 정수 문제를 선거철 반짝 인기를 위해 ‘떴다방’ 식 공약으로 던졌다”고 평가했다.

최혜영 대변인은 “대단히 무책임할뿐더러 그 근저에 정치 혐오가 담겨 있다.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 한동훈 위원장 식의 정치 개혁이냐?”며 “국회의원 정수 조정은 포퓰리즘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선거구, 선거 제도 등 우리 정치 제도의 개편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나쁜 포퓰리즘의 정수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원이 적어질수록 의원 개개인의 기득권과 권력이 강해지는 것은 상식이며, 이를 마치 정치개혁 1순위로 두는 것은 국민과 유권자에 대한 우롱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준우 위원장은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약화시키려면 그 숫자를 늘려 한 명의 국회의원에게 집중되는 권력을 줄이고,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해서 더 평범한 이들이 더 쉽게 정치에 입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국회의원 의석 축소야말로 유권자가 가진 표의 가치를 줄이는 악수”라고 평가했다.

반면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금 국민들이 국회의원 숫자 줄이기를 원하는 것은 국회의원 300명을 위해 쓰이는 세금이 너무 아까울 만큼 국회가 제 역할을 못 하기 때문”이라며 “300명보다 훨씬 적은 인원으로도 현재 국회가 하는 일쯤은 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우리 국회가 보여주고 있는 부끄러운 상황이 국회의원 한 명이 대변해야 할 국민 숫자가 너무 많아, 할 일이 넘쳐서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절대 과반 의석을 갖고도 생산적인 일은커녕 온갖 꼼수와 억지로 정쟁에만 몰두했던 결과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상엔 한동훈 위원장의 의원 정수 축소 발언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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