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와 KBS.ⓒ연합뉴스, KBS
▲전두환씨와 KBS.ⓒ연합뉴스, KBS

KBS 뉴스책임자가 전두환씨 호칭을 ‘전 대통령’으로 통일하라고 사실상 ‘강제 지침’을 내려 논란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브이로그로 전락한 박민 사장의 KBS가 ‘땡윤뉴스’로도 부족해 5공 시절 ‘땡전뉴스’를 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박민 사장은 호칭 문제에 대해 국민께 공식 사과하고, 방송뉴스 책임자를 즉각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단순 호칭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께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선출하고 정당성을 확인한, 국가 정상에 대한 호칭”이라면서 “전 씨는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하고 국민을 학살한 독재자이며, 1997년 대법원 판결에 의해 국가내란죄로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박탈당한 자”라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KBS는 최소한의 자격도 없는 전 씨에게 대통령 호칭을 돌려주자는 말인가? 성공한 반역은 혁명이므로 존중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이 권력을 찬탈하고 국민을 학살한 독재자의 명예를 회복, 복권시키려고 하다니 기가 막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씨를 ‘전 대통령’이라 불러야하는 합당한 근거와 정당성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5일 현재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도 “내란학살의 주범을 대통령이라고?”, “전두환씨를 뉴스에서 전 대통령으로 강제로 하라고 했나요? 답변바랍니다”와 같은 항의성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KBS 기자협회에 따르면 KBS 보도에서 ‘전두환’ 호칭은 시기마다 달랐다. 1988년~1994년은 ‘전 대통령’이었고 1995년~2007년은 ‘전 대통령’과 ‘씨’를 혼용했다. 2008년~2017년은 ‘전 대통령’이었고 2018년 이후 최근까진 ‘전 대통령’과 ‘씨’를 혼용했다. 2020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계기로 ‘씨’를 사용하는 비중이 커졌고 2021년 11월23일 전두환 사망 당시에는 “전두환 씨”로 통일해 보도했다. 최근 2년 기준으로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전 대통령’, 나머지 언론사는 대부분 ‘전 대통령’과 ‘씨’를 혼용했다. 지난해 영화 <서울의 봄> 흥행으로 전두환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KBS의 이번 ‘지침’은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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