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2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2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이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스타 장관’으로 불려 온 한 장관은 이제 여당의 비상 사령탑으로서 111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21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추천하기로 했다”며 “한동훈 장관은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원장으로 국민의힘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어 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윤재옥 권한대행은 “한동훈 장관은 차기 정치 지도자 여론조사에서 당내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와 중도층으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또한 당원과 보수층의 총선 승리의 절박함과 결속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윤재옥 권한대행의 비대위원장 제의를 수락한 뒤 곧바로 오후에 장관 퇴임식을 갖고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 특히,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이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법무행정의 공백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무책임한 태도에 어처구니없다”고 했으며 “국민의힘 원로들이 한동훈 장관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며 띄워주니 더는 참을 수 없었느냐. 아니면 용산에서 하루도 더 미룰 수 없다고 재촉했느냐”고 되물었다. 박지원 민주당 고문은 “당권장악으로 제2검찰공화국을 재창출하려 하지만 국민은 ‘검찰 하나회’의 재집권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에게 주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촌평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여당을 이끌게 되며 향후 언론과 어떤 식으로 관계 설정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앞서 법조 출입을 오래 한 이춘재 한겨레 기자는 자신의 책 <검찰 국가의 탄생>에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기자들 사이에서 언론플레이의 달인으로 통했다. 사법농단 수사 기간 3차장 집무실은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는 단순히 취재 내용을 확인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기사의 방향을 알려주다시피 했다”고 썼다. 향후 총선 과정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언론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퇴임식 직후 취재진이 비대위원장 제안에 응한 이유를 묻자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에는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후회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향한 언론보도가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월30일 서울경찰청 반부패부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MBC 기자 대한 자택과 국회 사무처 등을 압수 수색했다. 지난해 12월7일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한동훈 장관 주거침입 등 혐의로 <더탐사> 사무실과 더탐사 기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1월5일 검찰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명예훼손 사건 피의자인 KBS 기자를 기소했다. 이런 선례에 비춰볼 때 ‘실세 장관’에서 ‘여당 실세’가 된 만큼 언론의 자기검열은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