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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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여성 임원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른 보직의 경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었고, 편집국장과 보도국장 등 직책을 맡은 여성 기자는 전무했다.

한국여성기자협회가 지난달 발간한 저널W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체 회원사 33곳 중 조사에 참여한 31개 언론사에서 여성 임원 수는 전체 161명 가운데 13명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기자협회 회원사 여성 임원 숫자가 10명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처음으로 두 자리가 됐지만 비율은 8.07%로 아직 한 자릿수다. 여성 임원 수가 늘어났지만 전체 임원 수 역시 지난해보다 9명 늘어 비율은 2021년 5.07%(138명 중 7명), 2022년 5.92%(152명 중 9명)에 비해 2% 포인트 증가했다.

각 사 현황을 보면 동아일보와 서울신문이 2명씩이고 내일신문, 세계일보, JTBC 등 9개 회원사가 1명씩이다. 이 가운데 경향신문, 이데일리, 채널A, 한겨레 등이 여성 임원을 0명에서 1명으로 늘렸다. 여전히 20개 언론사는 여성 임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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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언론사 여성 간부 현황 비율. 해당 보직 전체 숫자 중 여성의 비율을 나타낸다. '부국장·부본부장·에디터' 칸에서 에디터는 부국장급,  '에디터·팀장·부장' 칸에서 에디터는 부장급으로 차이가 있다. 자료 출처=한국여성기자협회. 그래픽=안혜나 기자.

국·실장을 비롯해 부장, 팀장 등 다른 보직의 경우 예년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지 않거나 소폭 줄기도 했다. 여성 임원과 일부 중복되는 국·실·본부장의 경우 149명 중 19명(12.75%)으로 지난해 21명(14.09%)보다 줄었다. 여성 국·실·본부장이 2명 이상인 언론사는 경향신문(10명 중 2명), MBN(5명 중 2명), 이데일리(10명 중 3명), 채널A(4명 중 3명) 등 4곳에 불과했고, 18개 언론사는 여전히 한 명도 없었다. 특히 편집국장과 보도국장·본부장 직책을 맡은 여성 기자는 올해 10월 기준 전무했다.

인사권을 가지고 실무 운영을 책임지는 여성 인력의 정체는 그 아래 보직 여성 기자로도 이어졌다. 부국장·부본부장·부국장급 에디터는 12.43%(169명 중 21명)로 12.72%(173명 중 22명)이던 지난해 수준이었고, 부장급 에디터·팀장·부장은 지난해 숫자와 비율에서 동일한 19.25%(670명 중 129명)였다. 소규모 팀장은 26.29%(194명 중 51명)로 지난해의 25.54%(184명 중 47명)에서 미미하게 늘어난 정도였다. 

여성 부장(부장급 에디터·팀장 포함)의 경우 서울신문이 지난해 53%(17명 중 9명)에 이어 올해 63%(16명 중 10명)로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신문은 여성기자협회 회원사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편집국장을 3명 배출한 곳이다. 이밖에 국민일보, 연합뉴스TV, 이데일리, 중앙일보, 한겨레의 여성 부장 비율이 30%를 넘겼다. 이는 지난해 6곳보다 줄어든 수치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 이상 유지한 곳은 서울신문, 이데일리, 중앙일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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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과 2022년 한국여성기자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간부 여성기자 비율 추이. 자료 출처=한국여성기자협회. 그래픽=안혜나 기자.

여성 논설·해설위원은 27명으로 숫자는 작년과 같지만 회원사 전체 위원 수가 줄어 비율은 12.27%에서 15.08%로 늘어났다. 특파원 역시 전체 숫자가 158명에서 152명으로 준 가운데 여성 특파원의 수도 42명에서 38명으로 줄어 지난해 26.28%와 비슷한 25%를 유지했다. 여성기자협회는 “언론사들이 경영난으로 일부 국실 인력을 감축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성기자협회는 “언론사의 여성기자 보직 비율이 서서히 높아진 것은 여성 기자들이 늘어난 배경도 있지만 그만큼 여성 기자들의 끈질긴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며 “30%가 넘는 여성 기자 전체 비율에 의하면 여전히 미약한 숫자다. 힘든 때일수록 가야할 길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여성 기자들의 연대와 노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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