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개각 인사와 떡볶이 먹방 이벤트를 질타한 동아일보 칼럼을 소개하면서 “우리와 가깝지 않은 언론이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 본관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정부의 어설퍼 보이고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지적하면서 최근 비슷한 취지의 한 언론사 칼럼이 있어서 잠깐 읽겠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이 인용한 기사는 동아일보 11일자 정용관 칼럼 <용산,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망가졌다>였다. 박 의원은 “이 언론사는 우리 당과 그렇게 가깝지 않은데 저희들이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해준 것 같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나 엑스포 유치에 대해 계속 대통령실에서 오판이 나왔었다는 것 등과 연속선상의 글”이라고 했다.

정용관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해당 칼럼에서 “오판은 또 다른 오판을 부른다. 그래서 궁금하다”며 “대통령의 재계 총수 떡볶이 먹방 이벤트는 누가 기획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정 실장은 “생사의 전쟁을 치르는 재벌 총수들을 해외 순방 때마다 수행하게 하고, 엑스포 유치 지원에 투입하는 것을 두고 관폐 논란이 일고 있음을 진짜 몰랐던 건지, 알고도 뭉갠 건지… 지금 떡볶이 이벤트 할 때 아니라는 고언을 아무도 하지 않은 건지, 안 된다고 했는데도 밀어붙인 건지 알 수 없다”며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의 술자리를 좋아하고, 흥이 나면 나이 어린 재벌 총수에겐 존칭 없이 편하게 대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누가 이런 자리를 주선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수일간지가 우리가 하고 싶은 말 시원하게 해줬다면서 동아일보 논설실장의 칼럼 내용을 발췌해 읽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수일간지가 우리가 하고 싶은 말 시원하게 해줬다면서 동아일보 논설실장의 칼럼 내용을 발췌해 읽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정 실장은 최근 장관급 인사를 두고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인사도 이어지고 있다”며 “어느 대사는 외교부 차관으로 승진한 지 4개월여 만에 경제부처 장관에 발탁됐다. 대통령이 형으로 불렀다는 선배 검사는 국민권익위원장 반년 만에 업무 연관 경력이 없는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지명됐다. 소년가장, 섞박지 얘기까지 곁들여서. 장관으로 옮긴 지 석 달도 채 안 된 사람을 총선에 내보내려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썼다.

정 실장은 “민심과 동떨어진 여러 일들이 반복되는 걸 보면 국정 게이트키핑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어떤 성적표를 얻을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국가의 역량이 쇠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저희가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대통령실 운영 시스템에 문제가 많은 것 아니냐. 점검돼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를 위해 운영위 소집을 요구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제는 보수적인 일간지에서조차도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며 “제발 저희 야당들의 지적을 단순한 정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운영위 소집 등 저희들이 점검하려는 것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동아일보 2023년 12월11일자 34면
▲동아일보 2023년 12월11일자 34면

이와 관련해 실제로 조중동 또는 현 정부 지향성과 논조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 보수 언론들이 연일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다.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 전망이 심각하다는 위기의식을 앞서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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