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를 두고 야당은 과거 카카오 먹통 사태 때 윤석열 대통령의 카카오 비판을 빗대 대통령 사과 필요성을 촉구했지만,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은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를 언급하며 사안의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23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고기동 차관에게 “19일에 정부의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를 두고 (대통령실이) 평가했다”며 “‘사고는 났지만 신속하게 움직여서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에 복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대통령실의 이 멘트는 국민 정서에 맞는 멘트인가? 아니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고기동 차관은 “다음 날 토요일 아침 9시에 복구는 되었다”고만 답했다.

이어 강병원 의원은 “그러니까 이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 작년에 카카오 먹통 사태 때 윤석열 대통령이 했던 말 차관은 기억하시느냐? ‘전쟁 같은 비상 상황에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며 “민간에서 일어났던 이 건에 대해 이렇게 대통령이 직접 강하게 비판 발언을 하셨고 그때 난리가 났었다”고 당시 상황을 상기했다.

강병원 의원은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의 행정전산망이 마비된 거다. 카카오톡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데도 대통령실의 아까와 같은 거는 사과도 없고 평가 수준이다. 디지털 정부를 추구했던 우리 대한민국이 디지털 재난 정부가 됐는데 여기에 걸맞는 대통령실의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다시 물었다. 

고기동 차관은 “카카오는 데이터센터의 화재로 5일 동안 작동이 안 됐던 케이스”라며 “재난 문자 역시 사실은 정확하게는 이틀 후에 재난 문자가 발송이 됐다. 그래서 어쨌든 저희가 국민 불편을 상당히 드린 것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총리가 그다음 날 사과를 했다. 정부를 대표해서 했겠지만,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사과가 없이 이렇게 평가하는 이런 발언들은 문제 있는 것 아닌가? 이게 국민들이 좀 너무 동떨어지게 유체이탈 화법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평가하지 않겠느냐?”고 또 물었다.

고 차관은 “제가 거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은 재차 “카카오는 사태 발생 19일 만에 카카오톡 대표가 사퇴했다. 그리고 5천억 보상안도 제시했다”며 “민간 기업 카카오 먹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중대한 사태다. 대통령의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뭔가 관망하고 유체 이탈하는 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말 이 정부의 모습이 이태원 참사나 오송 지하차도나 똑같이 되고 있다. 지금도 보니까 중소업체의 역량 문제로 책임을 돌리고 또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서 이들을 꼬리 자르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질타했다.

고기동 차관은 “여러 가지 의견들을 지금 언론에서 제기를 해 주시고 있다. 그거 다 전체적으로 한번 살펴볼 계획”이라고만 답했다.

강병원 의원도 고기동 차관의 답변에 다시 물고 늘어졌다. 강 의원은 “민간에게는 그렇게 가혹할 만큼 엄격했다. 민간에게는 그런데, 정부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무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그렇게 대통령이 나서서 질타하고 그 대표가 사퇴까지 했는데 세금 받는 정부가 국민을 이렇게 혼란을 빠뜨려 놓고도 제대로 된 사과, 책임자도 없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고기동 차관은 “어쨌든 카카오는 데이터 센터 화재라는 현상이 있었던 것”이라며 재차 카카오 사례와는 비교할 사안이 아니라는 식으로 답하고, “저희가 춘풍추상의 자세로 저희에게도 엄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더 생생한 질의응답 현장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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